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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업계 품질경영 바람
입력2003-07-08 00:00:00
수정
2003.07.08 00:00:00
김호정 기자
지난달 중순 한 시스템통합(SI)업체 회의실. 회의 시작 2시간이 지나도록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된 가운데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있다. 이날 회의 안건은 이 회사가 3개월 전 수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중간평가.
심사위원들은 노트북 PC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되는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점검하며 조목조목 질문을 던졌다. 아키텍처 구축방법론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진 뒤 솔루션 협력업체 선정기준에 대한 물음이 잇따랐다. 회의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나온 문제점을 보완, 다음날로 예정된 고객과의 회의를 위해 각자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발길을 옮겼다.
시스템통합(SI)업계에 품질경영 바람이 거세다. 사업의 수주검토 단계부터 최종 완료 및 사후 유지보수까지 높은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프로젝트를 수주, 외형 키우기에 집착하던 종래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서비스 성격이 강한 SI 프로젝트의 경우 제대로 된 품질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이는 바로 회사의 손실로 연결된다. 고객의 불만이 제기될 때마다 시스템 보완작업을 벌여야 하고 이는 바로 인건비 및 시설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I업체들은 올들어 내부감리 시스템인 수주평가위원회를 잇따라 가동 또는 강화하고 나섰다. 품질경영이 곧 고객신뢰 및 수익성 확보의 지름길로 장기적으로 회사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올 초 취임한 김인 삼성SDS 사장은 “일반 기업의 경우 평균 품질 비용은 매출액의 25%를 차지하지만 IT서비스업을 수행하고 있는 삼성SDS는 매출의 40% 가까운 품질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품질혁신 및 품질비용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총 92명으로 구성된 기술전문가그룹(TSG)을 신설, 프로젝트 초기 기술지원은 물론 각종 프로그램 테스트를 지원하고 나섰다.
LG CNS가 수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사내 `테스트팀`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마무리될 수 있다. 프로젝트의 무결점을 지향하는 테스트팀은 고객만족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20억원 이상 주요 프로젝트는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경영간담회에서 매월 점검하고 있다.
서비스수준협약(SLA)을 모든 IT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는 SK C&C는 고객사와 `서비스 평가회의`를 매달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서비스 평가회의를 통해 한달 동안 고객에 제공한 서비스의 상세 내용, 장애 발생 및 처리현황, 서비스 관련 이슈 및 해결방안을 고객에게 제시하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지난 6월 기존에 수행해온 `수주검토위원회`를 `수주평가위원회`로 강화했다. 개별 프로젝트의 수주가능성, 회사의 기술력 등을 종합평가, 전략적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에 인력을 집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수익성, 시장 선점 및 시장 점유율 향상, 신기술 습득 등을 종합검토, 참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프로젝트 수주에 나설 수 있다.
지난 2001년 7월 사전영업단계로 `프로젝트리뷰보드`를 출범시킨 현대정보기술은 대표이사와 각 사업본부장 및 사업부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올 들어 매달 2차례로 정례화했다. 이 회사는 사업검토 결과 경쟁력 및 품질력이 검증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과감히 탈락시키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품질전략회의`와 `프로젝트 품질 심의위원회` 등 2원제도로 품질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사전영업에서 프로젝트 수주단계와 수주 이후 최종 구축까지를 구분, 품질제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 역시 특정 요건을 갖춘 프로젝트인 경우 전사영업회의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 승인 하에 전략적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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