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실기점수 올린 체대 교수 구속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최교일 부장검사)는 8일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실기시험 점수를 높여주는 방법으로 수험생을 부정 입학시킨 혐의(배임수재)로 모 여대 체육학부 이모(48) 교수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이 교수에게 돈을 건넨 학부모 김모(45)씨를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구속하고 또 다른 입시부정 의혹에 대한 전면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이 대학의 2003학년도 입시 실기시험을 한주 앞둔 지난 2002년 12월10일 김씨로부터 `딸을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5,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5,241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이 교수는 김씨로부터 현금 외에 수차례에 걸쳐 양주와 장뇌삼ㆍ백화점상품권 등을 선물로 받았고 김씨의 딸이 대입 실기시험을 치를 때 점수를 높여줘 합격시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 교수가 2002년 11월 말 김씨의 딸이 다니는 대치동 소재 체대 입시학원을 찾아가 직접 개인지도를 해준 사실도 확인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 교수가 금품을 받기 하루 전날 김씨를 만나 `다른 교수에게도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파악된 점을 중시, 실기시험에 함께 나섰던 6명의 교수를 포함, 입시를 관장하던 다른 교수들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 교수가 가족ㆍ친지가 아닌 제3자 명의로 차명계좌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입시를 즈음해 차명계좌에 입출금 내역이 있는 점을 중시, 다른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교수 본인 및 주변 인사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 교수가 자신이 만난 대학 및 대학원 학부모들의 이름과 만난 일시를 기록한 비방록을 압수, 분석 중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교수가 작성한 비망록과 예금통장, 수십개의 가방에 비춰볼 때 다른 대입 수험생 학부모들로부터 유사한 방법으로 돈을 받고 다른 입시평가위원들과 돈을 나눠가진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