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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미래선점 마케팅' 대박

美디지털 방송전환 파고들어 셋톱박스시장 싹쓸이<br>1년반 동안 500만대 판매 기술보유로 로열티까지 챙겨<br>7,000억~8,000억원 매출


LG전자가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LG전자는 미국 TV 수신방식이 디지털로 의무 전환되는 점을 파고들어 1년6개월 동안 관련 시장을 싹쓸이하는 성과를 거뒀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11일 “미국시장에서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수신을 하려면 꼭 필요한 영상신호 변환장치인 셋톱박스를 총 500만대 판매했다”며 “LG의 직접 판매가 아니라도 우리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로열티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시장을 일시적으로 석권한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디지털 방송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 아날로그 방송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미 정보통신청(NTIA)은 기존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가정에서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전용 전환장치(셋톱박스) 구입을 권장하면서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가구당 80달러짜리 쿠폰(보조금)을 지급해왔다. LG전자는 이 시장을 놓치지 않았다. 총 2,500만~3,000만대 이상으로 집계되는 미국 셋톱박스 시장에서 1년 반 동안 500만대라는 판매 기록을 세우며 이 분야에서만 3억달러 이상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셋톱박스 점유율도 상당하지만 LG전자의 틈새시장 공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LG전자의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는 북미 디지털 방송 기술(VSB)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의 톰슨 등 경쟁업체가 셋톱박스를 판매하더라도 결국 LG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대당 로열티 금액을 4~5달러로 계산하면 단순집계로 총 1억5,000만달러에 가까운 특허 수입이 가능하다. 부품으로도 재미를 봤다. LG전자는 이 셋톱박스에 내장되는 수신칩을 1,200만개 판매해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결국 LG전자는 미국 디지털 TV 전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총 5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나들 때 제품 판매가 최고조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7,000억~8,0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미국 정부의 까다로운 공급업체 인증심사를 통과하는 등 철저한 준비로 이뤄낸 ‘타이밍 경영’의 성과”라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제품과 부품ㆍ로열티를 동시에 챙겨 1석3조의 효과를 거둔 모범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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