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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자 릴레이 인터뷰] <4>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미리 보는 서울포럼]<br>"체력 약해진 유럽경제, 재정긴축으로 침체 가능성 커"<br>그리스, 긴축정책땐 위기심화 부채 일부 디폴트 선언할 것<br>G20, 새경제질서 되기 어려워 은행세 도입은 정치적쇼 불과<br>한국경제 10년간 고성장 지속



"유럽의 대표 국가인 영국과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높습니다. 이들 국가는 적자감축 방안을 통해 재정안정화에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약해진 유럽 경제는 이 같은 재정긴축 정책으로 침체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유럽 위기가 글로벌 경제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 위기의 진앙지인 그리스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유로화를 버리든지 디폴트(파산)를 선언하든지 아니면 두 방법을 다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난다고 해서 (그리스) 부채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화폐가치 절하를 통해 GDP를 늘어나게는 할 수 있다"며 "그리스가 부채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에 대해 결국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서울포럼 첫날인 오는 7월7일 사공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과 특별대담을 갖고 이튿날인 8일에는 금융산업 발전에 대한 토론에 참가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재정적자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펠드스타인 교수에게서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양상에 대해 들어봤다. -일각에서는 유로존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유로존의 학자들은 아직도 경제통합은 정치통합과 달리 많은 이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유로화가 생기기 이전에도 화폐 및 환율 단일화로 현재 유로존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경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회원국의 유로존 이탈 없이 현 위기가 해소된다고 해도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경제적 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큰 경제적 대가가 따르게 됩니다. 유로화는 그 경제적 대가에도 불구하고 정치 지도자들이 수용한 정치적 실험입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벗어나면 부채가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요. 유로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스는 3년 안에 국가 재정적자를 GDP 대비 14%에서 4%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생각 자체가 환상입니다. 그리스는 (유로존으로) 화폐가치 절하를 통한 수출증대 및 수입감소 효과를 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재정정책은 오히려 그리스를 더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는 부채의 일부에 대해 디폴트를 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로존을 떠난다고 해서 부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화폐가치 절하를 통해 GDP 증가와 그에 따른 부채 상환능력 제고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번 침체에는 더블딥의 위험이 상당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국 경제는 아직 확실한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1ㆍ4분기에 3.0%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그중 절반은 재고 누적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1.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미국 경제에서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입니까.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재정적자는 최근 10년간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 감축의 한 처방으로 2011 회계연도부터 3년간 재량지출을 동결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미국의 재정적자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달러화의 미래는 어떻겠습니까. ▦달러화 가치는 지난 수십년간 점차 감소돼왔습니다. 물론 금융위기 같은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되면 일시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기도 했지만 달러화 가치 하락이 대세입니다.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 완화를 위해 앞으로도 달러화는 추가 절하돼야 합니다. -오바마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형 은행 규제 방안으로 '볼커 룰'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조만간 의회에서 나올 이 법안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감독역할을 강화하고 은행의 자본확충을 규정하게 될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장기적으로는 좋은 안입니다. 은행의 자기자본 매매를 규제하는 볼커 룰은 결국 은행들로 하여금 위험성이 높은 다른 수익창출 방안을 모색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수님은 항상 FRB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는 하는데요. 많은 이들이 시장에서 FRB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FRB의 역기능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FRB의 역할 확대가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 대응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무부의 명시적 승인을 요하도록 규정은 변경돼야 합니다. -주요20개국(G20)이 새로운 경제질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등 개발도상국들은 G20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자 합니다. G20이 새로운 경제질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회의적입니다. G20은 각국이 개별적으로 감세와 세출증대를 통해 소비를 진작하고자 하던 시기에는 조율기능을 하는 포럼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조율이 아니었지요. 미국과 유럽은 서로 다른 정책을 원했고 그 결과 최근 한국에서 개최된 회의(부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G20이 조율된 조치를 도출하지 못한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G20이 추진하는 금융개혁방안 중 하나인 은행세를 캐나다ㆍ호주 등은 전면 반대하고 있는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두 가지 은행세를 제안하며 11월 정상회의 의제로 끌고 가려 하고 있습니다. 은행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은행세는 정치인들이 은행과 은행가에 대한 대중의 반감에 공감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합니다. 캐나다와 호주의 은행들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정부 보조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보조가 불필요한 국가는 대중도, 정부도 은행세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올해로 한국은 경제성장 60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근면성실함과 높은 저축률을 토대로 엄청난 실질소득 증가와 경제변혁을 일궈냈습니다. 한국 경제는 적어도 이번 10년 중 남은 기간 동안 계속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국 대표하는 세계적인 경제석학 FRB의장 '단골후보'로 거론되기도

■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석학으로 꼽힌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2005년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뒤를 이을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등 미국 경제ㆍ금융정책의 핵심 코어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지난 1961년 하버드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1967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부터 33년간 하버드대 교수직을 맡고 있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으며 1977∼1982년, 1984∼2008년에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장을 맡았다. 현재는 NBER 명예소장이다. 2004년 미국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통령해외정보자문단으로 일했다. 지난해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다수의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옥스퍼드 너필드칼리지 명예 연구원이다. 1977년 미국경제협회의 '존 베이츠 클라크 상'을 수상했다. 존 베이츠 클라크 상은 경제학 분야에 가장 큰 공헌을 한 40세 이하의 경제학자에게 2년마다 수여된다. 그는 300개 이상의 경제학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다수의 공기업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엘리릴리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또 미국 및 해외 기업과 정부 기관의 경제자문을 지냈다. 미국철학학회ㆍ영국학회계량경제학회ㆍ국립비즈니스경제학협회 등에서 회원 및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는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보좌관, 글렌 허버드 대통령경제자문위원, 로저 퍼거슨 FRB 부의장과 빌 클린턴 정부 당시 재무장관인 로런스 서머스 등이 그의 제자이다.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 약력

▦1939년 뉴욕
▦하버드대 졸업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1982~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
▦1984~2008년 전미경제연구소(NBER) 의장
▦2003년 금융자문그룹 30멤버
▦2004년 미국경제학회 회장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해외자문위원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경제회복위원회 위원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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