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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 보안 “정보기관 뺨치네”
입력2003-10-23 00:00:00
수정
2003.10.23 00:00:00
임웅재 기자
24시간 CCTV 감시, 경비원 상주, 반출시 담당자 의무배석, 관련문서 7년 보관….
국가정보기관이나 대기업 기밀정보실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뭇 남성들이 큰 관심을 갖는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하는 다국적제약사 국내법인들이 신주단지 모시듯 제품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제약사들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특히 발기부전치료제는 `정력제`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잖아 오ㆍ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된 데다 밀수입된 제품이 암시장에서 극성을 부려 이중잠금장치를 하고 전용구역에 별도 보관하는 등 보관ㆍ유통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단속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릴리의 경기도 화성 공장에는 `시알리스`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품질유지를 위한 온도ㆍ습도 조절은 기본이고 CCTV와 경비원이 24시간 특별감시한다. 창고 벽은 강철도 돼있고 출입문엔 이중잠금장치가 돼있다. 비밀번호도 수시로 변경된다. 열쇠는 `단독범행`을 막기 위해 2개 부서가 관리한다.
한국바이엘의 `레비트라`는 항공편으로 수입되자 마자 다른 의약품들과 달리 공항에서 특수제작된 트레일러에 실려 경기도 이천의 보관창고로 직송된다. 운송도중 유출을 막기 위한 이중 안전장치와 봉인은 기본이다. 일단 창고로 들어온 레비트라는 제품 로고와 이름이 노출되지 않게 포장한 뒤 별도 조직된 태스크포스의 철통보안 속에 관리된다. 창고는 바이엘과 공동마케팅 업체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직원이 함께 관리한다.
발기부전치료제의 원조격인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한국화이자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보관창고에 10여대의 CCTV를 설치, 반출입 상황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다. 판매뿐 아니라 성분시험 등 특수목적으로 반출되는 경우에도 장부에 그 수량을 기재하고 담당직원이 배석해 용도를 확인한다. 사용되지 않은 비아그라는 반드시 회수토록 하고 있다. 제조 및 출하기록은 다른 전문의약품과 마찬가지로 7년간 보관된다.
외자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밀수입된 발기부전치료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운송ㆍ보관ㆍ관리 과정이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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