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서 지난해보다 대출을 늘리는 한편 카드 발급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은행연합회와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올 2ㆍ4분기중 신규 대출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등급별로는 편차가 컸다. 은행 대출이 가능한 마지노선인 6, 7, 8등급의 신규 대출이 크게 늘었다. 7등급은 신규대출 건수가 지난해 2ㆍ4분기에 비해 72.8%나 급증했고, 6등급과 8등급도 각각 58%씩 늘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올 1ㆍ4분기에 비해서도 7등급은 20%, 6등급은 12.7%, 8등급은 9.44% 증가했다. 3등급과 4등급이 각각 12%씩 줄고, 5등급이 11% 감소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신용카드 신규발급 건수도 신용등급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올 2ㆍ4분기 신규카드 발급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93% 늘었다. 8등급은 56%, 7등급이 31% 오르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1등급이 1%, 2등급이 6%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큰 격차를 보였다. 올 1ㆍ4분기와 비교해서는 평균 3.28% 줄었지만, 6등급과 7등급만 각각 4.42%, 3.83%씩 증가했다. 저(低)신용자들이 신규 대출을 늘렸지만, 은행이 아닌 제 2금융권을 주로 이용했다. 7등급의 신규 신용대출 중 제2금융권의 비중은 올 1ㆍ4분기 45%에서 2ㆍ4분기에 51.6%로 늘어났다. 대출의 절반 이상을 제 2금융권에서 조달하는 셈이다. 8등급의 경우에도 제 2금융권의 대출비중이 지난해 4ㆍ4분기 39.7%에서 올 1ㆍ4분기에는 55.4%로 급등한 후 2분기에도 53.1%를 유지했다. 정선동 한국신용정보 CB연구소장은 "경기가 나빠지면 은행들이 신용대출의 한계선상에 있는 7, 8등급의 저신용 고객부터 대출을 줄여 6등급까지 확대한다"며 "저신용자들의 2금융권 대출 증가 추세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