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선주자 ‘빅3’의 여름 행보가 대조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13일 세 사람의 행보를 각각 ‘정과 정중동, 동’으로 표현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극도로 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조용한 가운데 간헐적인 정책 행보를,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활발한 민생 탐방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주자들 각각의 대선 전략과 스타일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대중적 지지도를 확인하면서 최고조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대표 재임 시절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끌 정도의 지지도라면 언제든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 그의 전략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현역 국회의원이기도 한 박 전 대표는 국회 활동을 통해 여론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프리미엄도 안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아직 공식 사무실도 열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대권경쟁 조기 과열과 사조직을 싫어하는 그의 스타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 전 시장은 본격적인 대권 행보는 자제하면서도 정책개발 등 꾸준히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다음달 초까지 전국을 순회 방문하면서 산업과 물류 등에 관한 정책 구상에 나선다. 이는 ‘정책수립과 강력한 추진’이라는 스스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오는 17일부터 4일간 부산의 낙동강 하류부터 강화도의 한강 하류까지 탐사하면서 대권 공약격인 내륙운하건설 구상을 수립할 예정이다. 손 전 지사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100일간의 민생대장정을 시작한 그는 18일 대장정의 절반을 소화하게 된다. 호남 지역과 충청ㆍ제주ㆍ경북을 돈 그는 이번 주 한나라당 지지기반인 경남 일대를 구석구석 누빌 예정이다. 민생안정을 내세우며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사 시절부터 이어져온 ‘검증된 예비주자’의 위치를 굳히는 전략이다. 세 사람은 10월까지는 본격 대권경쟁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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