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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치혁명시대/기고] 가치투자와 한국증시
입력2002-05-14 00:00:00
수정
2002.05.14 00:00:00
조영제 한국투신운용 대표가치투자란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사서 그 가치에 도달 했거나 넘어섰을 때 파는 방식이다.
그럼 기업의 내재가치란 무엇인가. 기업의 가치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모든 현금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값과 기업이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가치의 합이라는 게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요즘도 흔히 사용되지만 가치투자란 주당순이익이나 주당순자산 등을 주가와 비교한 주가수익비율(PER)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동종업종 혹은 시장 전체평균과 비교, 저평가 또은 고평가 정도를 평가하고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기업의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풍토가 널리 퍼지면서 세금 및 감가상각전이익(EBITDA)을 기업 가치(EV)와 비교한 수치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기업가치란 말 그대로 기업이 얼마나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성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고 과거보다는 미래의 가치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한 재무상의 수치 뿐만 아니라 성장잠재력, 경쟁력, 경영자의 능력 등까지도 포함하여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치투자라는 투자방식의 선구자로는 벤저민 그레이엄을 일컫는다. 그레이엄이 주식투자를 했던 1920년대부터 50년대까지는 기업의 공시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고 투기가 난무해 재무제표 이외의 다른 정보들은 거의 믿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레이엄은 주식가격과 기업가치를 엄밀히 구분하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회사의 주식을 사는 투자 전략으로 적절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임을 깨우쳐줬다.
최근 가치혁명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일반화되게 만든 장본인은 주식투자만으로 거부가 된 미국의 워렌 버핏이다.
그레이엄의 영향을 크게 받고 그의 가르침대로 투자에 나서 승승장구하던 버핏은 지난 70대초에 이제는 그레이엄식의 가치투자가 더 이상 돈을 벌어주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기업공시나 회계제도도 완비 되고, 컴퓨터 등의 도움으로 저평가된 주식이 극히 희소해졌기 때문이다.
버핏은 더 나아가 기업가치를 미래의 수익가치와 성장 잠재력, 경영진의 자질, 경쟁력 등까지 포함시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믿음을 실천으로 옮겼다.
우리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성장주의 돌풍을 몰고 온 인터넷 및 기술주 관련 주식의 흥망과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시 한국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둔 템플턴 같은 투자자들을 보아 왔다.
이들은 남들이 투자를 두려워하는 시기에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은 주식,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외종목 중에서 우량가치주를 발굴하여 성공해 온 것이다.
한국에서 펀드 운용을 하면서 단순히 가치투자만을 고집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즉, 펀드 만기가 대부분 1년 미만의 단기인 상황 하에서 오랜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가치투자 개념만 가지고 시장에 접근한다면 만일 손실을 낼 경우 펀드 투자자들이 이를 참고 기다릴 수 있을 것인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시장에서는 기본적인 가치분석 외에 시장 전망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이나 마켓 타이밍 등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이 대외에 개방된 이후 비교적 3~4년 이상의 장기투자로 기업 수익의 성과를 향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를 우리는 다시 한번 눈여겨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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