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 가격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져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연말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8일 반도체 중개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D램 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 667㎒) 평균 고정가는 1.19달러로 지난 10월(1.31달러)보다 9.2%나 급락했다. D램 고정가는 8월 2.19달러까지 치솟은 후 하반기 들어 줄곧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D램 고정가 1달러마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DDR2 512Mb 현물가격은 0.99달러(최저치 기준)까지 내려앉아 1달러선이 붕괴됐다. 현물가는 3~6개월의 중장기 납품가격인 고정가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고정가 추가 하락을 예고한 셈이다. 이처럼 D램 가격이 속락하는 것은 당초 기대했던 연말특수가 예상을 밑도는데다 삼성전자와 대만 후발업체들이 모두 공급확대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D램 고정가가 이미 바닥에 근접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와 일본 엘피다가 D램 현물시장 공급을 중단한데다 대만의 일부 D램 업체들이 내놓은 저가제품도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며 “대형 수요업체와의 장기계약에 따른 고정거래시장은 하락폭을 줄여가며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평균 고정가는 1달러선에 근접하고 있지만 선발업체의 납품가는 평균치를 웃돌아 업체별로 차별화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3ㆍ4분기 실적에서 보듯이 D램 공급가가 높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훨씬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4Gb 멀티레벨셀(MLC)과 싱글레벨셀(SLC) 고정가격은 10월23일 각각 5.24달러, 7.00달러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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