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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경쟁부분 진출 '오아시스'

소외된 사람들의 따뜻한 러브스토리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로 관심을 모은 이창동감독의 '오아시스'는 전과 3범의 사회 부적응자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의 편견을 극복한 따뜻한 사랑이야기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 사랑이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의 사랑이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법 없는 남자. 몸은 뒤틀리고 말도 심하게 버버거리는 여자.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는 사랑도 생각도 없을 거라는 편견으로 무시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창동감독은 그들의 사랑을 그들의 언어로 만들어가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과 함께 설레고 안타까움을 만들어갔다. 감정이 풍부한 일부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감독은 주인공들의 가족관계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장애인과 보통사람들과 다른 그들을 보는 사회적 편견을 꼬집는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설경구의 또다른 연기변신과 '박하사탕'으로 호흡을 맞춘 문소리의 리얼한 장애인 연기가 빛을 발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영화는 사운드없이 사막 한 가운데 자그마케 있는 물웅덩이에 코끼리와 작은 소년 그리고 물동이를 든 여인네가 그려 있고 밑에 '오아시스'라 적힌 남루한 양탄자 벽걸이에 앙상한 나뭇가지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뺑소니 운전으로 교도소에 들어갔던 종두(설경구)가 사회로 돌아온다. 영화 후반에 나오지만, 형을 대신해 자진해 갔다 온 것으로 밝혀진다. 그가 없는 사이 이사를 가버리고 연락을 끊었던 가족들은 종두가 찾아오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며 불편해한다. 그러나 결코 가족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출소한 후 얼마되지 않아 바로 교통사고 피해자 집을 찾아간다. 마침 이사를 해서 집안은 어수선하고, 그를 맞는 피해자 아들내외는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무슨 낯짝이 있어 왔냐"며 문전박대한다. 그래도 종두는 사죄를 해야 할 것 같아 주위를 서성인다. 그런데 그의 여동생인 뇌성마비 장애인을 남겨두고 가는 것 같아 짐차를 세우고 "왜 몸이 불편한 동생을 두고 가나요"하자 "남의 집일에 무슨 상관이냐"며 별 욕을 다한다. 종두는 여동생이 마음에 걸린다. 다음날 꽃을 들고 찾아가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수고비를 받고 그녀를 돌보는 것을 알게 돼고 틈 나는데로 들어가 그녀와 사랑을 시작한다. 공주(문소리)를 공주마마라 부르며 좋아하고, 공주도 종두를 장군이라 부르며 든든해한다. 그러나 둘의 사랑는 쉽지 않다. 식당에서는 거절당하기 일쑤다. 다른 연인들은 자유롭게 노래하고 스스럼없이 장난치지만 공주는 속으로 상상만 할 뿐 종두에게 표현할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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