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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농업협상 1차초안 예상밖 충격
입력2003-02-13 00:00:00
수정
2003.02.13 00:00:00
홍준석 기자
전세계 초미의 관심사인 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과 관련된 1차 초안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전략품목인 쌀은 최악의 경우 2006년부터 최소 45% 관세감축이 적용되는데다 정부보조금도 60%나 줄어들게 돼 쌀 산업은 물론 국내 농업의 근간이 뒤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1차 초안을 액면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협상의 여지가 있는 1차 초안인 만큼 수입국들과 보조를 맞춰 최선의 선택인 `개도국 지위 유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충격 던져 준 1차초안=1차 초안이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의 입장을 절충했지만 농업 기반이 열악한 우리입장으로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관세감축의 경우 관세율 90%초과 농산물에 대해 평균 60%(최소 45%)의 감축안은 정부안보다 크게 강화된 것이다. 특히 보리(300%), 감자(304%), 참깨(630%), 마늘(360%), 인삼(223%) 등 국내 핵심 고율관세 품목이 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내 보조금 감축 역시 쌀 등 핵심품목은 완화시켜주는 등 총액기준으로 55%를 감축하자는 우리나라 감축안보다 강화된 60%를 감축하자고 제시, 폐지 내지 대폭 감축을 요구하는 수출국들의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했다.
이밖에
▲저율관세수입물량(TRQ), 최근소비량 대비 10%증가(선진국)
▲특별긴급과세 2년후 철폐
▲허용보조 강화 등 나머지 쟁점부분도 우리나라 제안보다 크게 불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 `수용 불가`입장=정부는 1차 초안이 당초 제안보다 훨씬 강도가 세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명수 국제농업국장은 “이 초안은 우리나라, 유럽연합(EU), 일본 등 농산물 수입국들이 제안한 것보다 관세 감축 폭을 훨씬 크게 정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과 연대해 3월중순에 나올 2차초안에는 수입국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강력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태 농림부 장관은 14~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WTO비공식 각료회의에 참석, 일본 농업장관과 별도의 양자회의를 갖고 DDA농업협상 공동대응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초안이 개도국에 상당한 우대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점을 중시, 향후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키로 했다.
한편 일본 및 EU 역시 “1차초안은 수출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불공평한 내용으로 결초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1차 초안 반영시, 국내 농업 초토화=DDA농업협상에서 최우선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부분 우대혜택을 받고 있는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중국 등 수출국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포함돼 1차 초안이 반영된다면 국내 농업은 `바람 앞에 촛불`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농림부는 개도국 지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관세감축으로 농업소득이 3조원 이상 줄게 되고, 농업보조금도 2004년 1조4,900억원에서 2010년 5,960억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쌀 수매제도는 물론 소득보전 직접지불제도의 운용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농업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쌀의 경우 2006년부터 최소 45% 관세감축이 적용되는데다 정부보조금도 60%나 줄어들면 결국 수입쌀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큰 피해를 입을 것이 확실하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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