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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논쟁
입력2003-01-21 00:00:00
수정
2003.01.21 00:00:00
사교육비가 정말 심상치 않다. 적게는 6조원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도 있고 많게는 27조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계산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경우든 엄청난 규모이고 이것은 개인의 경제문제를 넘어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사교육비가 실제로 가계에 커다란 짐이 될 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도 적잖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한 달에 300∼400만원을 사교육비로 부담하는 가정의 경우 경비를 부담하기 위하여 부모가 말할 수 없는 부업까지도 감당해야 하고 이런 일로 가정 파탄까지 발생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부 입장에서 본다면 교육인적자원부의 일년 예산에 맞먹는 규모가 사교육비로 쓰이는 것으로 이것은 경제발전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 보통문제가 아니다.
사교육비의 지출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나라를 현재와 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정보통신의 강국으로 만들어 가는데 결정적인 순기능적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 교육이 `좋은 학교`를 들어가고 그것으로 사회적인 신분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 내는 `유일한 통로`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평준화제도가 채택된 이후 세칭 일류 중럭玆紵閨낡?사라지고 새로운 세대들이 자유로운 자신의 개성에 따라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추세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가고 있는 현상은 우리들을 오히려 놀랍게 한다.
사교육비를 들여 아이들을 학원과 과외에 노예를 만들어 `틀`속에 집어넣지 말고 자유롭게 자신을 갈고 닦아 스스로 세상을 이겨 나가는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인격체로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내 아이를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아이만이 갖는 개성을 길러주는 것이 참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사교육비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우리의 아이들을 진정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랄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재정(국회의원ㆍ민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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