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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본격 개막된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는 북핵 문제 뿐만 아니라 북미간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논의할 ‘방코델타아시아(BDA)’ 실무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자회담과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긴 하지만 북한이 무엇보다 이 문제에 공을 들이고 있고 그동안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아온 장애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사안으로 여겨진다. 북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융 제재가 해제돼야 6자 회담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북측은 19일부터 열리는 BDA 문제 협의를 위해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수석대표로 한 대표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소식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북측 BDA회의 대표단은 모두 재무 전문가로 구성되며 6자 회담 대표단은 이에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BDA회의와 6자 회담을 분리해 진행한다는 나머지 5개국의 주장을 북한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 ‘BDA문제’ 왜 목 메나=북한 외환결제를 위한 유일한 창구로 활용돼온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은 2,4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1달러당 3,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북한 예산의 20%에 육박하는 액수다. 문제는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뿐만 아니라 북한 군부 계좌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결국 BDA에 동결된 계좌는 북한을 통치하는 주요 세력의 자금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우선적으로 해결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또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미국이 진정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금융제재를 9ㆍ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입구에 들어가는 데 반드시 치워야 할 장애물로 보고 있다”며 “금융제재 문제에 대한 북한의 강한 요구로 볼 때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나갈지가 회담 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무 논의 해결 전망=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오 총재 등 대표단이 재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점을 보면 ‘BDA문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닌 법적 문제’라는 미측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절박한 만큼 문제 해결 논의에 앞서 북측이 성의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해 미국 측과 협의에 나선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내부적으로 ‘반자금 세탁법’을 독자적으로 제정 공포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측의 이 같은 입장은 사실상 자신들의 문제를 시인하고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꼬리는 내린 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북측은 일정 부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합법 자금’ 부분에 대한 해제 논의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이모저모] 美·日같은 호텔…한국은 '나홀로' 북핵 6자회담이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렸다. 세계인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개막식 현장에는 각국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로 달아올랐고 각국 협상 대표단은 긴장된 표정으로 회담장에 도착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방코델타아시아(BDA) 실무협의와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돼 협상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전망이다. ○…개막식이 열리는 댜오위타이 팡페이위안에는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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