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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책 더 방치할 수 없다
입력1998-09-15 18:37:00
수정
2002.10.21 23:07:55
09/15(화) 18:37돈이 돌지 않는다고 한다. 돈이 순리대로 돌아야 투자를 하고 공장이 돌아가게돼 실물경기가 살아나 경제가 활력을 찾는 법인데 돈이 정체되어 있다고 한다. 그것도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은행에는 넘쳐나는데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파이프라인이 꽉 막혀 기업은 목이 탄다고 한다.
신용경색 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장기화하면서 경화현상이 심화되고 실물경기가 벼랑에 몰려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와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고 있다. 한국은행이 통화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해 총액대출한도를 늘리고 금리도 낮췄다. 그러나 그 돈이 기업에는 가지 않고 있다. 한은이 푼 돈을 기업에 대출하지 않고 오히려 그 돈으로 한은의 환매채를 매입,돈놀이를 하고 있다. 경기부양이니 자금경색 해소니 하는 정부정책에 은행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더욱 갑갑한 사실은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대출금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출실적은 되레 감소했다.
그렇다고 은행만 탓하기 어렵다.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 맞추랴,금융 구조조정에 대비하랴 조금도 여유가 없다. 퇴출과 감원 위기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기업에 대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은행원도 자리를 걸고 책임있게 기업을 밀어주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방관할 순 없는 일이다.중소기업 부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고 실물경기가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돈이 은행권을 나가 기업으로 흐르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조속이 마무리하여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금융개혁의 본질은 금융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데 있다. 구조조정 기간이라 하더라도 금융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조화가 필요하다. 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나 불신을 털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일시에 맞추도록 할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이행토록 하는 과도기적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은행 제도와 관행이 정착될 때까지는 은행원의 책임을 덜어주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자리와 연결된 대출리스크를 보장해주지 않고서는 소신있는 업무를 기대하기 어렵다.또 금리를 낮춰 돈이 주택이나 주식투자에 가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강요만 가지고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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