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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시장 빅뱅예고/소주] "순한 소주 잡자" 독한 싸움

웰빙 바람타고 20도전후 '저도주' 인기 쑥쑥<br>두산 등 신제품 내놓고 진로 아성에 '도전장'




올해 주류 시장의 빅뱅을 주도하는 주인공은 다름아닌 소주다. 지난해 하이트맥주가 진로와의 기업결합에 성공, 주류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함에 따라 생존에 비상이 걸린 두산을 비롯 지방 소주사들까지 연합 전선을 구축해 ‘순한 소주’ 를 속솟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산’ 출시 이후 5년여간 잠잠하던 소주시장은 두산의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이미 순한 소주를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인 지방 소주사들까지 합세, 진로를 상대로 도전과 수성이라는 치열한 승부에 돌입했다. 알코올도수 20도를 전후로한 순한 소주의 등장은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바람에 힘입어 몸에 덜 해로운 술을 찾는 소비자들이 1도라도 알코올이 낮은 저도주를 선호하는데다 점점 늘어나는 여성 음주인구 사이에서도 순한 소주가 먹히고 있다는 것. 지방에서는 이미 지난해 9월 대전 충남지역의 선양이 20.5도짜리 ‘맑을린’을 출시, 선전하고 있으며 올초 경남 지역의 무학이 20.5도짜리 ‘화이트’를 내놓았다. 2월 들어서는 두산의 ‘처음처럼’에 이어 대구 경북을 기반으로한 금복주가 20도 ‘참소주’를 선보이는등 순한 소주로 빠르게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두산과 진로는 출시 초기부터 출고 시기 및 광고 개시 시기, 홍보 일정 등을 둘러싸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신경전을 벌여 양사의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예고해주고 있다. 사실 전국 소주 시장에서 진로의 점유율은 55.3%, 두산은 5.5%선으로 두산이 진로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경쟁 상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 두산이 과거 한때 17%까지 시장점유율을 높였던 시절이 있었던 터라 진로로서도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두산은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마의 벽’이라 일컬어지는 시장점유율 10%선을 깨겠다고 벼르고 있다. 두산이 지난7일 내놓은 알코올도수 20도 소주인 ‘처음처럼’은 20~30대 젊은층의 웰빙 및 저도화 트렌드에 부응해 감성적인 브랜드명, 알칼리수 환원공법을 이용한 것이 특징. 특히 pH 8.3의 알칼리수가 기름진 산성안주와 잘 어울리고 풍부한 자연 미네랄과 북어국에 많은 알라닌으로 인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등 조사 연구 과정에서 나타난 소비자의 니즈와 기존 소주의 문제점을 해결한 제품이라고 두산측은 설명했다. 두산 주류BG 한기선 사장은 “오비맥주 재직 당시 대장암 2기 판정을 받고 쉬고 있을 때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알칼리수를 복용해보니 차도가 있었다”면서 “이 물로 술을 만들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할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20년 술 회사의 모든 경험을 쏟아부었다” 며 알칼리수 소주의 장점을 강조했다. 더욱이 두산은 신제품의 360ml 병당 출고가를 730원으로 종전보다 70원이나 낮게 책정, 도매업자나 판매업소에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가격 정책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은 탓인지 처음처럼은 출시 17일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 참이슬 출시 당시 1,000만병 돌파 기록인 44일보다 20일 이상 앞당길 정도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고 두산측은 자랑하고 있다. 두산의 공세에 대응해 진로도 주력제품인 ‘참진이슬로’의 알코올도수를 20.1도로 낮춘 리뉴얼 제품을 지난 8일 출시했다. 하진홍 진로 사장은 “80여년 전통의 주조기술과 5만명을 대상으로 300여회에 걸친 시제품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소주맛과 알코올도수를 20.1도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리뉴얼 참이슬에 새롭게 특허출원한 ‘은(銀) 함유 죽탄여과 공법’은 기존 대나무 숯 여과공법과 별개로 대나무숯 표면 및 기공에 은을 첨착시킨 기술로 주질의 부드러움을 강화했다. 또 참이슬은 세계화 추세에 맞춰 상표 가로쓰기 및 'JINRO' 브랜드를 강조했으며 광고 모델도 탤런트 남상미로 교체, 광고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진로는 20.1도 참이슬 제품이 출시 열흘만에 6,0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등 인기를 끌고 있어 오는 4월말로 예상되는 참이슬 누적 판매량 100억병 돌파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아쇠가 당겨진 순한 소주 전쟁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가 누구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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