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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에금 금리자유화] `소액`엔 무이자..`개인`큰영향 없어

이달부터 요구불예금의 이자제한을 폐지하는 4단계 금리자유화, 다시 말해 금리결정이 시장의 자율에 맡겨지는 완전자유화됨에 따라 금융권역별 자금유치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는 또 60조원에 이르는 요구불예금과 46조원규모의 머니마켓펀드(MMF)와 어음관리계좌(CMA) 등 100조원을 넘는 단기 예(탁)금시장에서 본격적인 가격(금리)경쟁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수익을 고려해 소액 보통예금 등에 대해서는 무이자 원칙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이번 금리자유화 조치가 개인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들 `초단기 거액 법인예금`에 대해 `경쟁력있는 금리 `를 적용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움직임이다. 금융기관간 초단기 자금거래(콜거래)를 통해 돈을 빌리는 것 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다른 거래와 연결하는 부수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이렇게 초단기 예금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은행에만 돈이 몰리는 자금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만 은행예금은 40조원이 늘었다. 다른 금융권에서 자금이 유입됐을 뿐 아니라 투기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도 죄다 은행으로만 들어오고 있다. 이번 금리자유화 조치 이후 투신사와 종금사 등으로부터 또 다시 은행권으로 단기자금이 대거 몰리면 일부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기 등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단기예금이 콜머니보다 낫다”=금융기관간 거액의 초단기(하루)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콜거래 규모는 30조원규모다. 이 가운데 은행간 거래가 전체의 70%수준인 2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콜금리가 최근 연3.7~3.8%(한국은행 콜금리 목표인 3.75% 전후에서 형성)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권은 유동성 확보에 지불하는 비용이 큰 부담인 셈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 초단기자금을 콜시장이 아닌 기업들로부터 조달하면 금리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고객유치라는 부수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대기업도 최근 유동성이 풍부해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은행들은 적어도 3.5%선 이하에서 이자를 지급하는 한 이익이다. 적절한 수준에서 예금 유치 규모만 조절하면 된다. 국민은행 등 대형시중은행들은 이미 대기업과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자유예금 개발에 착수했다. ◇은행예금이 경쟁력 월등=초단기 예금에 관한 한 지금까지 MMF가 틈새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해왔다. 7일 미만의 예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가 풀리는 이달부터 은행은 금리 등 여러 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미 MMF는 지난해 SK글로벌 사태로 인한 환매중단 등의 사고로 투자자들로부터 불신이 크다. 예금은 안전성이 월등한데다 거래하기도 편하고 부대서비스에서도 유리하다. 따라서 MMF에 비해 다소 금리가 낮더라도 거액예금을 유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은행권은 내다보고 있다. 은행들은 초단기 거액 예금을 꾸준히 유치하기만 하면 단순히 유동성 확보차원은 물론 대출재원으로도 쓸 수 있다. 지난해 은행의 총 예금액은 525조원, 대출액은 528조7,000억원으로 대출액이 예금액보다 3조7,000억원이나 많다.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채권 등 고금리 조달수단을 동원해 부족자금을 메워왔다.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도 최근 “올해 은행채 40조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등 유동성이 줄어 은행권이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단기자금 유치는 은행들의 유동성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증권ㆍ투신 유동성 위기 우려= 그러나 MMF 등 2금융권 상품에 들어있는 수십조원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증권ㆍ투신업계는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 한상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금금리 완전 자유화 이후 은행으로의 단기 자금유입이 2금융권의 수익성 악화에 큰 요인이 될 것”이라며 “증권ㆍ투신업계의 구조조정을 재촉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로서는 여유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여유자금이 없는 기업에는 오히려 어려움이 커질 수도 있다”며 “MMF 등이 위축되면 회사채나 기업어음 발행도 그만큼 어려워지는 등 자본시장 전체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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