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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반도체경기 오르막인가 내리막인가
입력2000-08-13 00:00:00
수정
2000.08.13 00:00:00
강동호 기자
[심층진단] 반도체경기 오르막인가 내리막인가"D램 최소한 2002년까진 호황"
지난 2월 64M D램 반도체 가격이 4달러대를 벗어나 상승세를 타기 시작할때만 해도 반도체 시황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찾기 어려웠다.
심지어 6월말 9달러선을 돌파하면서는 조만간 1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7월 중순 미국발「공급과잉설」이 불거지면서 D램 가격은 다시 8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공급과잉 우려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된 것이고 국내 업체들의 주력인 D램 메모리 반도체는 상당기간 공급부족을 나타낼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시황 전망은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과잉설
이 주장의 골자는 세계 반도체 업계가 향후 1~2년간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2001년말~2002년초에 공급과잉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이 주장은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가 지난해 330억달러에서 올해는 이보다 60%가 더 증가해 생산이 본격화되는 2001년 후반에는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강조한다.
"업계 잇단 설비투자 2001년이후엔 과잉" 주장에
"D램시장은 상당기간 공급부족 낙관적" 전망도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5월말 실리콘밸리 투자자 모임인「처칠클럽」. 이 모임에서 현재 시점이 반도체경기 주기상 3년의 호황국면중에 1.5년에 해당, 이미 주기의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들어서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도 7월초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은 40%정도 예상되나 내년에는 25~30%로 감소세를 보이고 2002년에는 8~9%대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 과잉투자설을 뒷받침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미국의 메릴린치 증권이 발표한 반도체업종 투자비중 축소보고서가 국내외 증권가를 강타,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D램 공급부족설
그러나 메리츠 증권은 21일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주력 품목이 다른 구조적 차이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획일적으로 속단할 수 없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은 D램 위주의 생산체제로 비메모리에 집중된 미국과는 다르고 최근의 시설투자 역시 비메모리나 플래시 메모리에 집중돼 있어 D램 시장은 과잉투자의 우려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대폭적인 시설투자에 나선 미국의 인텔, 모토롤러, TI 및 일본의 후지쓰·히타치, 대만의 TSMC 등의 투자도 대부분 휴대전화용 플래시 메모리나 비메모리 분야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데이터퀘스트의 자료를 인용, 세계 D램 시장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히려 공급부족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보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D램 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PC 수요가 올해 17.8% 증가하고 내년에는 14.0% 증가하는 등 두자릿수 성장의 탄탄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96년을 전후한 세계 반도체 투자는 주로 D램위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의 투자는 플래시 메모리나 비메모리에 집중돼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D램 분야의 투자는 사실상 많지 않아 D램의 공급과잉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주기상 2002년까지는 호황
현재로서는 최소한 2002년까지는 D램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룬다. 아직까지 D램 투자의 과잉 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으며 시장 상황이 지난 96년 이후 3년간의 불황기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전세계적인 인터넷 붐이 쉽사리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아 PC수요는 당분간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업계의 주장대로 D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적정선의 설비투자는 오히려 시장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96년을 전후한 설비투자 과잉으로 이후 3년간 불황기에 빠져든 반도체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도체 호황 주기를 3~4년으로 보면 2002년 하반기까지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내 D램 생산업체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D램 설비투자를 올들어 재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부문 투자액을 50억달러로 늘려 올 하반기에 가동할 10라인外에 11라인과 12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현대전자도 올들어 반도체 시황이 좋아지면서 1조8,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세계 D램 공급의 40%를 차지하는 국내업체들의 공급증가분을 D램 수요가 모두 흡수해 준다면 D램 시장은 당분간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반도체 과잉투자 여부는 시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6월말 9달러선까지 치고 나갔다가 다시 8달러선으로 떨어진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에 어떤 모습을 보여 주게 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입력시간 2000/08/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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