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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동성흐름 어떻게 바뀔까] 美 인플레 여부ㆍ中경제과열 향방이 변수
입력2004-01-28 00:00:00
수정
2004.01.28 00:00:00
국제 유동성이 어디로 움직일 것인가. 이머징 마켓으로의 국제 자금 유입이 올해도 큰 폭 증가할 것인가. 달러는 바닥을 모른 채 떨어질 것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과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금의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표면의 기온 변화가 성층권 기류 변화를 유발하듯이 올해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은 주요 경제 대국의 경제여건(펀더멘틀) 변화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관심의 초점은 국제유동성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40년만의 최저 금리를 유지하고, 12억 인구의 중국 경제가 과열되면서 국제 원자재를 빨아당기는 현재의 상황이 계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하지만 미-중 경제의 불균형이 올해는 시정될 것이라는 관측이고, 그렇게 되면 국제 자금시장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첫번째 중요 변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여부다. 미 인플레이션은 1%대를 유지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입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달러가 하락하면 물가가 오르는 것이 경제 원리인데, 미 경제는 회복기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 특이한 사이클을 맞고 있다.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설비과잉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국제적 노동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금리 인상을 상당기간 보류하고, 미 행정부는 약달러 정책을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 경제의 회복이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의 재연이 불가피하고, FRB가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유지해도 달러 하락의 피해국인 유럽과 캐나다, 일본 등이 금융완화정책을 취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 차에 의한 국제 자금 흐름에 역류현상이 필연적이다. 약달러의 최대 피해국인 캐나다는 선진 7개국중 처음으로 올들어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도 전격적으로 통화확대 조치를 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당장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만, 시장은 이미 유럽의 금리 인하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달러 하락은 미국의 눈덩이 경상적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미국과 상대국의 금리 역전 현상이 빚어지면 벌이(이자)가 좋은 곳으로 국제자금이 이동하는 힘이 작용, 달러 하락이 멈추거나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미국을 떠났던 글로벌 유동성이 역류하고, 이머징 마켓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변수는 중국의 과열이 어떤 형태로 진정될 것인지 하는 점. 월가에서는 중국 경제의 거품 붕괴에 따른 위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중국 전문가 구자형 박사는
▲외환보유고가 넉넉하고
▲정부가 은행을 통제하고
▲금융 부실 해결을 위한 조치가 진행 중이므로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의 이코노미스트 타오 동은 “중국 경제는 연착륙하지만, 투자부문은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금융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 1,200억 달러의 공자금을 쏟아부었고, 앞으로 2,000억 달러 이상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DP의 5%에 가까운 공자금을 투입하고도 금융부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위앤화를 절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머징 마켓의 자금 유입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의 진정에 크게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소재 국제금융연구소(IIF)에 따르면 지난해 이머징 마켓에 유입된 국제자금은 1,870억 달러로 한해전의 1,240억 달러에 비해 50% 급증했다. 이 연구소는 그러나 올해는 이머징 마켓에 1,960억 달러가 유입돼 자금 유입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IIF 부회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로즈 시티그룹 부회장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이머징 마켓에 너무 많은 유동성이 공급돼 97년 아시아 위기 직전의 상황과 비슷하다”며 거품론을 제기했다. 98년 한국 외채협상때 국제 채권은행단을 대표했던 그는 “미국과 선진국들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거품이 꺼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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