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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낙하산인사' 반발거세
입력2000-04-20 00:00:00
수정
2000.04.20 00:00:00
성화용 기자
『만약 또다시 관치인사를 자행할 경우 김상훈(金商勳)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의 출근저지 투쟁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겁니다.』외환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양만기(梁萬基) 수출입은행장에 대해 은행 노조가 만만치 않은 거부감을 표출하고 나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梁행장은 이갑현(李甲鉉) 전 외환은행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가장 세간에 많이 오르내린 후임 후보. 그러나 그에 대한 금융계 노조의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 노조측이 거명되는 후보그룹 가운데 유독 梁행장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아무래도 수출입은행에서의 강경자세가 직접적인 원인인 것 같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지난 2월9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내용으로 梁행장을 고소했다. 梁행장도 지난 3월 말 개인 명의로 노조를 명예훼손·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최근 들어선 노조와 은행이 실무협의회를 열어 절충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금융계 노조들이 梁행장을 「기피인물」로 취급하는 계기가 됐다. 금융산별노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스타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 역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을 무시하는 발언과 인사전횡 등 梁행장에 대한 나쁜 소문이 허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노조 간부들 사이에선 객관적인 평가나 여론과 무관하게 정부의 입김으로 梁행장이 후보로 선출될 경우 초강경 대응을 불사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러한 공감대가 금융산별노조 간부들 사이에서 견고하게 형성돼 있어 예상보다 강경한 대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梁행장은 수출입은행장 취 임후 지난 2년간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노조나 하급직원들의 정서로부터 멀어진 것 같다. 그러나 梁행장이 사심없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점만은 인정하는 분위기. 그래서 일각에서는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고 노사관계를 배우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도 있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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