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 가계의 소비지출액 가운데 해외에서 쓴 돈의 비중이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이는 불경기로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9월 말까지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은 246조8,2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에 국외 소비지출은 8조389억원으로 10.19%나 늘어나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국외 소비지출은 해외여행이나 쇼핑, 유학ㆍ연수 등의 명목으로 지출된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외 소비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액에서 국외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월 2.88%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3.20%로 높아졌다. 가계가 한달에 지출하는 돈이 100만원이라면 이 가운데 3만2,000원이 해외에서 지출된 셈이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출국자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국외소비지출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에 6개월 미만으로 단기체류하는 외국인들의 국내소비지출 총액은 1~9월 중 3조5,097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3.20% 증가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올 관광수지적자 27억달러
지난달 1인당 평균 909달러…전년동월비 22.8% 감소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에서 쓰는 돈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방한 외국인 수는 5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늘어났다. 그러나 외국 관광객 등이 국내에서 쓴 돈은 1인당 909달러(9월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의 1,178달러에 비해 22.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1명이 한국에서 지출한 돈은 7월 935달러로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3개월 연속 1,000달러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 및 동남아 관광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들의 체류기간은 다른 지역 관광객보다 상대적으로 짧아 전체적으로 지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내국인 해외 여행자는 7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증가했다. 해외에서 지출한 돈도 1인당 1,0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관광수지 적자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는 9월까지 총 27억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박황숙 관광공사 팀장은 “전체 방한 관광객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인들의 경우 평균 한국 체류기간이 3.1일로 여타 외국인들에 비해 짧아 지출액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연예인을 중심으로 한 한류 상품 외에 일본인들의 지갑을 열게 할 만한 인기상품이 그다지 많지 않아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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