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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의 넥타이가 젊어졌다.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원색 넥타이는 기본이고 아예 노 타이를 즐기는 총수들도 많다. 총수들이 나이보다 젊게 보이려는 것은 젊은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개방적인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적극적인 몸짓이다. 25일 A그룹 계열의 한 CEO는 “밝은 색 타이를 매면 일에 대한 의욕이 강해지고 없던 힘도 생기는 것 같아 빨간색ㆍ오렌지색 등의 넥타이를 즐겨 찾는다”며 “밝고 젊은 색깔의 넥타이를 즐기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총수들 “20년 더 젊게 산다”= 지난 10일 저녁 호텔신라 영빈관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월례 회장단 모임. 이날 참석한 재계 총수들의 넥타이가 20대나 30대 청년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튀는’ 컬러 일색이었다. 올해 79세인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노랑과 파랑이 추상화처럼 어우러진 원색의 넥타이를 맸고, 71세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흰색에 가까운 밝은 핑크 빛 타이 차림이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밝은 하늘색,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은 빨간색,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핑크색, 최태원 SK 회장은 하늘색 넥타이로 행사장을 환하게 밝혔다. 현대차의 정몽구-의선 부자는 빨간색 넥타이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은 지난 11월 1일 제주에서 개최된 ‘제주평화포럼’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참석해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힘있게 강조했고,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늘 빨강 넥타이를 착용한다. 재계 총수들이 이처럼 젊은 색깔의 넥타이를 고수하는 이유는 젊어지고 싶은 욕구와 젊어져야 한다는 필요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개방적인 사회기류에 맞춰 보다 개방적이고 활기찬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고령의 총수들까지 환한 넥타이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총수도 ‘노 타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현장경영에서 넥타이를 아예 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구본무 LG 회장도 현장직원들과 만날 때는 대체로 ‘노 타이’ 차림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가구 박람회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캐주얼 복장으로 참석,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그룹의 디자인전략에 대해 격의없는 대화를 가졌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8월 경기 이천 소재 LG인화원에서 전계열사의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일등LG’ 전략의 가속화를 다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넥타이를 현장경영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은 임직원들과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며 “휴일이나 현장방문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은 재계 총수들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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