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주들이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동반 급등했다. 3일 주식시장에서 하이닉스는 전거래일보다 700원(3.32%) 오른 2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 기관들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적으로는 매도우위를 나타냈지만 하이닉스는 772억원이나 사들이며 순매수 리스트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도 전날보다 2,000원(0.26%) 오른 76만1,000원에 끝마쳤다. 반도체 부품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최근 공장 증설 관련설이 나돌고 있는 반도체 공정용 화학소재기업인 디엔에프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네패스(11.71%), 유진테크(8.44%), 아토(5.82%), 국제엘렉트릭(4.41%), 심텍(3.36%), 텔레칩스(2.40%), 테크노세미켐(2.19%), 주성엔지니어링(1.91%), 테스(1.32%), 케이씨텍(1.16%), 하나마이크론(1.25%) 등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주가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 기관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전체 순매수 규모인 489억원 중 반도체업종에만 193억원을 집중시켰다. 이는 지난 7월 16일 이후 최대치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도체주의 주가가 상당 부분 조정을 받자 기관투자자들이 이날 적극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는 반도체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연말을 앞두고 PC 수요 감소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D램 가격 급격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2만9,100원까지 갔던 하이닉스의 주가가 5개월 만에 25.09%나 내리는 등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주가 최근 가파른 조정을 보였다. D램 가격 하락폭과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2ㆍ4분기나 3ㆍ4분기에 실적이 정점에 도달한 뒤 D램 가격 급락 때문에 4ㆍ4분기부터는 업황이 하향 사이클로 돌아설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ㆍ4분기까지는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이 2ㆍ4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나오겠지만 D램 판매가 급락 여파로 4ㆍ4분기부터 실적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D램 가격은 완만한 형태로 하락할 것이며 올 9월 이후 최대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긍정론도 만만찮다. 허도행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은 반도체 제조사들의 전략적 결정에서 나온 결과기 때문에 수익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며 “9월, 10월이 반도체 최대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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