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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비상구'가 안보인다
입력2002-01-30 00:00:00
수정
2002.01.30 00:00:00
주가 1만엔 붕괴… 제조업 25년만에 최대불황일본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심각한 위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증시는 산적한 악재로 인해 닛케이 지수 1만선이 마침내 30일 붕괴됐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채권에 대해 일부 외신들은 일본의 금융시스템을 '기술적 파산상태'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부문이 25년래 최대 불황에 빠지고 이에 따라 해고 및 감원에 따른 실업률 급증으로 일본 경제 최대 현안인 디플레 탈출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 증시, 산적한 악재로 1만선 붕괴
30일 닛케이지수가 1만엔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무엇보다 일본 경제를 이끌어 온 대표적 기업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나카 마키코 일본 외상이 경질되고, 미국 엔론사의 부실회계에 따른 뉴욕 증시 폭락도 1만선 붕괴의 주요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일본 증시 급락의 본질적인 원인은 펀더멘털 적 측면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진단이다.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들 역시 이 같은 진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12월 실업률은 5.6%를 기록,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7.9% 감소, 지난 75년 오일쇼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29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을 경고하고 나선 것도 이처럼 일본의 경제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 금융시스템, 기술적 파산상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29일 S&P의 아시아 태평양지역 수석 신용평가 담당자의 말을 인용, 일본의 금융 시스템이 '기술적 파산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으로 파산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속 내용은 파산상태와 다름없다는 경고인 셈이다.
실제 일본 금융기관의 무수익 여신은 정부의 추산으로도 국내총생산(GDP)의 8% 수준인 43조엔에 이르는데다 경기침체로 인한 신규 부실채권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이미 부실채권 규모가 은행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지난 9년간 72조엔의 부실채권을 청산했지만 일본의 경기침체로 신규 부실채권이 계속 발생하면서 '밑빠진 독의 물붓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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