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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한국 자존심 살렸다
입력2001-04-17 00:00:00
수정
2001.04.17 00:00:00
보스턴대회 51년만에 金이봉주(31ㆍ삼성전자)가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1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105회 보스톤 마라톤에서 이봉주는 2시간9분43초로 우승하며 '한국 마라톤 침체 위기'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결승 테이프를 끊으며 오른손을 높이 치켜 들며 그동안 고생을 함께 했던 오인환 코치의 품에 뛰어 들었던 그는 시상식에서 월계관을 쓰고 우승트로피를 번쩍 치켜든 뒤에야 우승이 실감난 듯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봉주의 이번 대회 우승은 지난 47년 서윤복, 50년 함기용 씨에 이어 105년 대회 역사상 한국인으로 세 번째 올린 쾌거이며 51년만의 경사다.
특히 지난 10년동안 우승을 차지했던 케냐의 11연승을 저지한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이봉주는 출발 직후부터 20여 명과 함께 2위 그룹에 끼어 달리다 32㎞지점부터 에콰도르의 실비오 구에라, 케냐의 조슈아 셀랑가와 선두그룹으로 뛰쳐나간 뒤 37㎞ 지점부터 치고 나갔다.
레이스 후반, 추격을 허용하는 등 밀고 당기다 40㎞지점부터 스퍼트했고 결국 구에라를 24초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그는 37~40㎞구간에서는 끈질기게 따라붙는 경쟁자들이 부담스러운 듯 짜증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40㎞지점에서 불꽃 같은 스퍼트로 감격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봉주는 지난해 12월 후쿠오카 마라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뒤 1월 미국 앨버커키에서 5주간 고지대훈련을 실시했고, 충남 보령에서 마무리훈련을 해오던 중 지난달 5일 부친을 여의어 일주일간 상을 치르느라 컨디션이 가라앉았으나 미국에 건너간 뒤 10일간 오인환 코치와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성공해 결국 쾌거를 일궈냈다.
한편 이봉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돈방석에 올라 앉게 됐다.
일단 출전 개런티 6만 달러와 우승상금 8만 달러 등 대회조직위원회에서 지급하는 돈과 소속사인 삼성전자에서 주는 포상금 5,000만 원을 포함해 단 한 번의 레이스로 2억3,500만 원의 거금을 손에 쥐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마라톤 팀을 창단하면서 올림픽 금메달 2억 원, 세계선수권 우승 1억 원, 보스턴마라톤을 포함한 A급 대회 5,000만 원(준우승 3,000만 원) 등의 포상금 규정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봉주는 이번 보스턴 재기를 계기로 각종 광고와 각계와 팬들로부터 성금을 합쳐 최소 4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봉주의 재기를 일궈낸 오인환 삼성전자 코치도 회사 내규에 따라 선수 포상금의 절반인 2,500만 원을 받게 된다.
김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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