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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 매각이후의 과제
입력2002-08-06 00:00:00
수정
2002.08.06 00:00:00
하나은행이 오랫동안 문제가 돼 온 서울은행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시됨으로써 금융구조조정의 큰 걸림돌 하나가 제거될 전망이다. 지난 5년간 지지부진했던 서울은행 매각문제가 우량 은행인 하나은행으로 가닥을 잡아감으로써 금융산업의 발전을 기하고 공적자금 상환도 극대화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지게 된 것이다. 서울은행 매각의 주간사를 맞은 골드만 삭스 측도 유사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공적자금위원회가 6일 장시간의 논의 끝에 하나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할 지에 대해서는 1주일간 더 진중하게 검토하는 쪽으로 의견을 유보했지만 어쨌든 금융부실의 걸림돌이 하나 제거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하나은행은 서울은행을 인수할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그럴 경우 하나은행은 일약 자산규모 3위의 대형은행으로 재 탄생하게 된다. 하나은행의 강한 기업금융과 서울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이 합해져 영업력이 강화되고 규모의 경영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국민ㆍ주택은행의 합병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금융구조조정을 촉진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서울은행 매각논의에서 주목되는 것은 하나은행과 인수경쟁을 벌였던 미국측 투자펀드인 론스타를 일단 배제한 점이다. 서울은행은 제일은행과 함께 정부가 IMF와 해외매각키로 약정했던 은행이다. 그 같은 약속에 따라 정부는 제일은행을 5,000억원에 미국계 투자펀드인 뉴브리지 캐피털에 매각했으나 제일은행에 17조4,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그 중 4조2,000억원이 뉴브리 캐피털 측의 풋백옵션 행사에 의한 것이어서 지금껏 헐값매각과 협상부재 시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은행의 영업능력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인수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풋백옵션을 요구하지 않는 등 제일은행 매각 때와 비기면 엄청나게 좋은 조건을 제시했으나 제일은행의 전철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우려를 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현금지급조건의 론스타를 유보시킨 것은 공적자금 회수문제와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인수대금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조건인데 이 경우 공적자금 회수문제는 전적으로 시장상황에 달리게 마련이다. 정부는 합병은행의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 보다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회수를 자신하고 있으나 우리 증시의 취약한 구조나 이제까지의 실적으로 미루어 주식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는 쉽지 않을 뿐더러 되더라도 장기간을 요하는 과제다.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이 문제가 더 심도있게 논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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