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귀여워 아직도 앳되기까지 한 서재경(사진ㆍ24). 많은 사람들은 그를 ‘웰컴투 동막골’에 출연했던 남한의 위생병으로 뜬 ‘반짝’ 스타쯤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연기경력으로만 따지자면 그는 18년차의 만만치 않은 중견이다. 여섯 살 때부터 연예계활동을 시작해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었다. 그의 뮤지컬 데뷔작은 92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연기했던 ‘피터팬’. 이후에도 ‘정글북’의 모글리 등 어린이 뮤지컬에는 자주 등장했다. 다양한 장르의 연기를 해 온 그가 18일 막을 올리는 밥 포시의 대표작 ‘피핀’의 주인공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피핀역에 걸맞는 미소년의 이미지와 ‘…동막골’에서도 뽐낸 노래실력이 캐스팅의 배경이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에서 주역을 맡은 그는 두가지 장르 모두를 소화해 내느라 체중이 13㎏이나 줄 정도로 힘들지만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무대에서 앙상블의 춤과 연기에서 뿜어져나오는 엄청난 기운에 나도 모르게 연기가 저절로 나와요. 피곤이 싹 가실 정도예요. 이게 바로 무대연기의 가장 큰 매력이죠”라며 “연기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앞으로 계속 뮤지컬을 하고 싶어요. 피핀도 나의 가능성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결정했어요”라고 말했다. ‘피핀’은 9세기 서로마제국 프랑크왕국 찰스 대제의 아들 피핀이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그는 “피핀은 흰 도화지 같은 인물이예요. 붉은색, 노란색, 검은색 온갖 색깔이 칠해지면서 인생을 배우는 한 청년의 성장 드라마”라며 “춤과 노래 만만한 것이 없어요. 나의 장점을 꼽으라면 젊다는 거겠죠”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재경이 어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연극배우 서희승씨가 아버지이며 뮤지컬 배우인 손해선씨가 어머니다. ‘끼’를 타고 난 거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타고 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자라온 환경이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됐던 거죠”라며 “두 살 때부터 부모님이 극장에 데려가서 앉혀놓으면 보통 애들은 우는데 난 울지 않았대요. 그때부터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나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운명적인 연기자로 평가받기를 거부했다. 그는 이어 “어릴 때는 축구선수도 되고싶었고, 과학자도 되고싶었어요”며 “하지만 연기만큼 지구력을 갖고 몰입한 것은 없었어요. 아마 좋아하는 것이 있었다면 다른 곳에 서 있겠죠”라고 말했다.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던 그는 “연습시간이 짧아 걱정이예요”라며 “최선을 다하고 무대에서의 실수에 대한 관객의 따끔한 질책도 감사하게 받아야죠”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18일부터 2006년 1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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