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의 현장 노하우를 후학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내 인생의 또 다른 도전입니다” 30여년 동안 현장 CEO로 석유화학업계를 누비다가 지난해 2월 울산대 생명화학공학부 겸임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았던 김대식 교수가 1년만에 정식 교수로 임용돼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석유화학㈜ 울산 공장장(전무급) 출신인 김 교수는 이 달초 울산대학교의 교수임용심사에 응모, 당당히 정식교수로 임용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산학협력 부문을 전담하게 됐다. 그는 “산학협동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본인이 경험했던 현장 경험이 꼭 필요할 것 같아 강단에 서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초 한화석유화학을 퇴직한 김교수가 대학 강당에서 제2의 인생 꿈을 실현하기 까지는 고충도 컸다. 공장장 퇴직 후 10여개의 중소 화학업체들이 연봉 3~4억원의 조건을 내걸고 사장으로 영입하겠다는 제의를 줄기차게 해댔지만 모두 거절했다. 대신 김 교수는 지난 1년간 보수도 거의 없는 시간강사(겸임교수)의 길을 선택하며 후진 양성에 열을 쏟았다. 이번 교수 임용 때는 석ㆍ박사 학위와 연구 저술 경력이 필수 여서 한 때 응모를 망설이기도 했다. 대기업의 CEO급 출신이지만 학부 경력이 전부인 김 교수는 석ㆍ박사학위, 연구저서 등의 경력대신 30년 현장 경험과 공장장 재직 당시 직접 달성했던 생산혁신 과정 등을 담아 대학측에 과감히 내밀었다. 대학측은 그러나 김교수의 학위보다는 이 같은 현장 경험을 중시, 정식교수로 전격 임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실제 김 교수는 한화석유화학 공장장으로 근무할 당시 ‘전력 및 통신용 전선복합 수지’와 ‘고함량 EVA’ 개발 등 한화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을 직접 설계, 상품화하는 등 폴리에틸렌 분야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 엔지니어였다. 김교수는 “공장장 퇴임 뒤 이들 중소 업체 사장으로 갔다면 수입은 보장되겠지만 아직 길게 남은 인생에 큰 보람은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30년간 체험한 현장 노하우를 이론과 접목, 현장에 강한 인재를 배출해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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