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론스타가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을 파기한 것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논란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계약을 유지하는 데 따른 비용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손익 계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 파기를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존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구제 조치에 대해 계속되는 검찰 조사가 이미 수차례 연장됐고 아직도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투자자금 회수 시점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라도 협상이 장기화되는 것을 손놓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론스타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 5월 본계약 체결 당시 맺었던 약정에 따라 감사원 및 검찰 수사,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부 당국의 승인이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 이에 따라 다급해진 론스타는 9월16일 본계약 시한이 만료된 후 국민은행측에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외환은행이 가치상승분을 보상해주거나 배당을 통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요구해왔었다. 협상 장기화로 대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론스타는 그동안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 부담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계약 파기에 한몫 했다는 분석도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법률대리인인 한누리법무법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 부담을 피하고 배당이득을 챙기려는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누리법무법인 소속의 김주영 변호사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이 독과점 폐해라는 지적이 많아 공정위의 승인이 나더라도 외환 부문 매각 등의 조건부 결합승인이 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거래가 성사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따라서 론스타 입장에서는 계약을 연장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보다 검찰 조사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라는 카드로 한국 정부에 부담을 안겨주면 향후 국민은행을 비롯한 타 주체와 다시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할 때보다 수월하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시점에서 배당을 통해 이익을 챙겨갈 수도 있어 파기 쪽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