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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포커스] 누가 전쟁을 기다리나

새해 국제 정세의 화두는 전쟁이다. 미국이 연초에 이라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북한에 대해서도 심상치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 미국은 왜 전쟁을 좋아하는 것일까, 전쟁으로 이득을 보는 계층이 누구인가 등의 의문이 생긴다. 워싱턴 정가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철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말이 있다. 펜타곤과 군수산업, 의회가 군산정(軍産政) 복합체를 형성, 하나의 이해관계로 묶여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공산권 붕괴 후 10년간 국방비를 줄였다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들어오면서 미사일방어체계 등을 위해 군비를 증액하고, 테러 이후 다시 군사대국의 길을 걷고 있다. 매년 국방 예산이 10% 이상 증액되고, 미국 국방비는 전세계 국방비 총액의 절반을 넘는다. 미국 국방비 증액의 최대 수혜자는 군수산업이다. 록히드 마틴, 보잉, 노드롭 그루만, 제너럴 다이내믹스(GD), 레이시온등 군수회사들은 막대한 국방비를 따먹기 위해 선거가 있었던 2000년 한해에만 9,000만 달러의 로비 자금을 워싱턴 정가에 뿌렸다. 미 의회 의원들도 군수회사에 훌륭한 후원자다. 정치란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군수업체들이 정치자금을 펑펑 쓰기 때문에 두 집단이 가까워 지는 것은 당연하다. 펜타곤 수뇌부는 지금 군수업체에 중역을 지낸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GD의 계열사에서, 폴 월포비츠 부장관은 노드롭 그루만, 마이클 윈 차관은 GD 고위직에 있었다. 제임스 로치 공군 장관, 토머스 화이트 육군 장관, 고든 잉글랜드 해군 장관도 군수회사에서 중역을 했었다. 펜타곤과 군수회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문제는 `철의 트라이앵글`의 고리에서 군수업체들의 입김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펜타곤의 정책이 군수업체의 이해관계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예를 들어 럼스펠드 장관이 1990년대초에 개발된 F-22 전투기를 폐기할 것을 종용했지만,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이 의회를 설득해 앞으로 10년은 더 생산하기로 했다. 대당 2억 달러의 전투기 300대가 더 제작될 예정이니, 록히드 마틴은 600억 달러 어치를 수주받은 셈이다. 군수업체들에겐 전쟁이 곧 돈이고, 그들은 끊임없이 국제적인 분쟁이 일어나길 바란다. 아프간에 미사일이 쏟아질 때 미사일 제작사 주가가 오르는 패러독스의 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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