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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 압력 갈수록 커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때문에…<br>임금 인상.상품가격 상승.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최근 물가급등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임금인상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 상승률)이 상승하면 근로자들은 실질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높은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상품가격 인상→물가상승→임금인상 압력’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물가와 임금 상승의 악순환(wage-price spiral)’이 발생하게 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4%대를 웃돌았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사재기를 한다거나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반인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3ㆍ4분기까지 3%를 밑돌았으나 4ㆍ4분기 3.0%에 이어 올해 1ㆍ4분기 3.3% 등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아직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노동부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장 6,745곳의 ‘평균협약 임금 인상률’은 1월 말 7.0%에서 2월 말 5.7%, 3월 말 5.4%, 4ㆍ5월 말 각각 5.0%, 6월 말 5.1%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어서면서 실질 소득이 줄고 있지만 고용사정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된 업종은 임금 요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운수업종은 평균 임금 인상률이 2.8%로 전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특히 항공업계는 인상률이 0.4%로 사실상 동결됐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을 제1의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으로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 높여 임금상승 압력으로 발전하는 제2차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대형 수출업체 등 실적호전 업종을 중심으로 이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7%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인상률 5.4%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임금 인상률 요구치로 지난해의 4.6%보다 높은 6.4%를 제시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도 총액 기준으로 정규직은 5.8%, 비정규 및 파견직은 11.6%의 임금 인상률을 사측에 요구한 상태다. 지난해 정규직 인상률인 3.2%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임금 인상률을 놓고 노사의 시각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충돌도 가시화되고 있다. 올초 한국노총이 임금인상 요구율을 고정임금 총액 기준 9.1%로 확정하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적정 임금 인상률을 2.6%로 정하고 고임 대기업은 동결할 것을 재계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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