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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블러디 선데이

북아일랜드 독립투쟁

18일 개봉하는 ‘블러디 선데이’는 “영화의 미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시원스러운 답을 주는 영화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스펙터클한 액션만이 영화의 볼거리라고 믿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다소 무미건조 하지만 또박또박하게 ‘거짓되지 않은 진실’이라는 답을 들려준다. 이 영화는 1972년1월31일 북아일랜드 데리시에서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북아일랜드 시민들은 영국 정부의 불법 억류에 반대하고, 시민권을 주장하기 위해 평화행진을 계획한다. 데리시민권협의회 대표이자 영국 하원의원인 아이반 쿠퍼는 IRA(아일랜드무장독립단체)의 테러에 반대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비폭력 시위를 주도한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방침은 강경하다. 북아일랜드의 모든 집회를 불법으로 강조하는 영국 정부는 이번 시위 역시 잠재적 폭력사태로 간주하며 시위 진압을 위해 공수부대를 투입한다. 마침내 1월 31일, 평화 행진이 벌어진다. 몇몇 젊은이들이 흥분한 나머지 돌을 던지자 공수부대는 즉각 진압에 나선다. 고무탄과 가스수류탄은 이내 진짜 총탄으로 대체되고, 이로 인해 1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진다. 사실 이 영화의 장치는 매우 간단하다. 단 한 차례도 고정되지 않는 카메라는 숨을 헐떡이듯 떨리는 화면을 보여주고, 단 한 곡의 배경음악도 단 한차례의 나레이션도 쓰지 않는다. 오로지 사람들의 고함소리와 총성, 나지막한 기자회견장의 낭독으로만 채워질 뿐이다. 영화의 호소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가공되지 않은 진실이 그 어떤 영화보다 훨씬 ‘영화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전직 공수부대원이 진압군 역을, 데리시의 주민이 시위대를 맡았고 병원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은 실제 희생자의 유가족이다. 복도에 널부러진 시체들과 죄책감 없이 거짓을 읊어대는 공수부대원들, 사건을 축소하려는 영국 정부의 모습 앞에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판단의 몫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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