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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판결의 시사점

서울고등법원이 29일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중단시킨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을 취소하고 공사 재개를 허용했다. 물론 서울고법의 판단 대상이 본안소송 판결 때 까지로 국한되어 있는 만큼 오는 4월 나올 새만금 사업시행인가처분 무효청구 1심소송의 결과에 따라 공사가 다시 중단될 수 있다. 본안소송에서 농림부측이 패소하면 서울행정법원이 언제라도 다시 물막이 공사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만금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측은 본안소송과 관계없이 다시 집행정지 결정을 얻어내기 위해 대법원에 재항고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가 환경이익 침해를 이유로 공사를 중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없으며 공사중지로 오히려 방조제 붕괴 등 공공복리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송을 낸 주민들이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환경침해를 당하는지 확정하기 어렵다고 한 것도 주목된다. 물론 물막이 공사를 중단시킨 서울행정법원 결정 때 `방조제 공사가 완성되면 죽음의 호수가 예견된다`고 한 지적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다. 여의도 넓이의 140배에 이르는 대형 농지를 조성한다는 새만금 사업은 당초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데다, 쌀소비 감소 등으로 이젠 과거 정부의 행정 과실임이 분명해졌다. 전체 공정의 77%가 진행된 현단계에서 공사를 중단하면 자원의 낭비가 크다는 정부측의 주장과, 완공될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새만금 사업의 주된 다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이미 농지 중심의 개발 용도를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농림부 등도 친환경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에서 양측이 소송전을 계속하는 것은 국민에게 전혀 실익이 없다고 본다. 국책사업의 추진이 법원의 판결에 맡겨지는 것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양측 사이에 접점이 모색돼야 한다. 환경단체 등은 공사가 시작된 지 13년이나 됐고 물막이 공사의 90% 이상을 마친 새만금 사업을 더 이상 막으려고만 들지 말고 새로운 용도로 활용할 대안 마련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환경단체 등은 도리어 농림부측이 마련하려는 친환경개발이 하루 속히 이루어지도록 독려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 나가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교통사고가 많으면 사고를 줄일 방안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지 자동차를 아예 생산하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게 옳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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