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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송충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이온성 액체' 성질분석 연구 세계최고소금이나 황산구리를 물에 녹이고 질량을 재는 실험은 중ㆍ고등학교 과학시간의 단골 메뉴였다. 실험 실습 전 선생님께서는 물을 용매, 소금을 용질, 소금물을 용액이라고 일러 주셨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용매에 대한 백과사전의 설명은 이렇다. '용질을 녹여서 용액을 만드는 액체. 물ㆍ알코올ㆍ벤젠ㆍ아세톤ㆍ석유에테르ㆍ에테르ㆍ이황화탄소ㆍ사염화탄소 등이 흔히 사용된다.' 여기서 물 이외의 용매는 모두 유기물이다. 그래서 유기용매로 불린다. 물과 유기용매로만 이뤄진 용매들의 세상에 얼마 전 이방인이 등장했다. 바로 '이온성 액체(Ionic Liquids)'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송충의 박사는 '이온성'이란 표현은 염(鹽)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염이 바로 소금이다. 하지만 이온성 액체는 소금과 성질이 다르다. 소금은 섭씨 800도가 넘는 높은 온도가 돼야만 녹는다.(물에 녹인 소금과 액체 소금은 서로 다름) 이온성 액체는 실온에서도 액체로 존재한다. 송 박사는 이 이온성 액체에서 엄청난 재능을 발견했다. 물처럼 많은 물질을 녹이는 능력을 가진 것은 물론 휘발성이 없어 유기용매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약한 냄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폭발할 염려도 없고 환경오염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온성 액체는 유기용매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어요. 차세대 용매라고 할 수 있죠" 용매는 공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물질.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 상태보다 액체상태에서 반응이 잘 일어난다. 용액 상태로 만들면 반응이 빨라져 유용한 물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원하는 물질을 녹여서 뽑아낼 수 도 있다. "어떤 이온성 액체는 유기 용매에 비해 반응속도가 몇 배나 빠른 것도 있어요. 또 반응은 촉매를 꽉 잡고 있어 나중에 촉매를 회수하기도 쉽죠. 그뿐이 아니에요. 이온성 액체 자체가 촉매역할을 하기도 해요." 이온성 액체는 또 증기압이 '0'이어서 쉽게 기화되지 않는다. 또 넓은 온도에서 액체상태로 존재한다. 물의 경우 액체로 존재하는 범위는 100도(섭씨 0도~100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온성 액체는 액체생태 범위가 400도를 넘는 것이 많다. 그만큼 안정하다는 얘기다. 의약품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촉매는 금보다도 비싼 경우가 많다. 게다가 독성이 강한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촉매를 회수한다면 의약품의 값을 크게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송 박사는 "이온성 액체는 촉매를 고정하기 때문에 나중에 회수하기 쉬워 반복해서 사용할 있다"며 "같은 양의 촉매를 사용해도 반응이 유기용매에 비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반응도 선택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 송 박사에 따르면 이온성 액체는 그야말로 '꿈의 용매"다. 이 뿐이 아니다. 근대 화학이 등장한 이후, 지난 150년 동안 반응 시킬 수 없다고 결론 내린 물질들이 이온성 액체를 이용해 반응시킬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안됐던 것을 다시 해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온성 액체 연구붐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송 박사는 걱정하지 않는다. 이온성 액체 분야에서는 앞서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이온성 액체 종류는 수백 개에 달하지만 그 중 가치가 높은 것은 1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물질에 대한 분야에서 송 박사는 세계 최고의 연구업적을 가지고 있다. 실제 송 박사가 소개한 이온성 액체의 유용한 성질 중 대부분이 그가 새롭게 밝혀낸 것들이다. 특히 키랄성(광학 이성질체) 물질을 이용한 의약물질 합성에 대한 연구는 '화학&엔지니어링뉴스'라는 정보지에 금주의 뉴스로 소개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약력 ▦55년 서울 생 ▦80년 중앙대 화학과 졸 ▦88년 독일 아헨공대 박사 ▦89년~ KIST 책임연구원ㆍ청정비대칭반응연구실실장 ▦92~94년 특허청 심사자문위원 ▦99년~ 경희대 화학과 객원교수 ▦한국 화학회 종신회원ㆍ한국 공업화학회 정회원ㆍ미국 화학회 정회원 ▦2000년 이달의 KIST인 상 ▦이경화씨와 2남 1여 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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