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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가는 먹구름 "햇살은 언제" 고대
입력2002-06-16 00:00:00
수정
2002.06.16 00:00:00
美경제취약에 "저점 멀었다" 숏세일 바람신용의 위기, 시스템 붕괴, 증시 추락, 더블 딥(double dip) 가능성..
이런 용어들이 요즘 미국 언론을 장식하는 헤드라인이다. 미국의 경제 시스템과 금융시스템이 아주 위험한 상태에 와있고, 뉴욕 증시가 바닥을 모른채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초 모건스탠리 증권의 투자전략가 바튼 빅스를 중심으로 일각에서 저점형성론이 제기되긴 했으나, 시장은 이런 논의를 무색케하고 아래로 꺾어지기만 했다. 이번주에도 뉴욕 증시가 상승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기업 부정 사건이 터지고, 상장회사들이 2ㆍ4분기 실적 하락을 예고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는 경제지표는 좋은데 주식시장이 하락한다고들 했는데, 이제는 경제지표마저 나쁘게 나오고 있다.
광의의 블루칩 지수인 S&P 500 지수는 지난주말에 1,007.27포인트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한때 1,000포인트가 무너지기도 했다.
뉴욕소재 민간연구단체인 ISI 그룹의 에드 하이만 소장은 "S&P 500 지수가 1,000포인트 이하로 내려가면 증시가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노출할지, 아니면 세계 금융중심지가 다시 일어설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방향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월가는 지금 총체적 위기의 한가운데에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5영업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1.2%, 나스닥 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2%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1,500포인트를 맴돌고 있고, 다우지수는 9,500포인트가 무너졌다.
지난주말엔 파키스탄 카라치의 미국 영사관 근처에 차량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투자자들은 제2의 테러 가능성을 우려, 증권시장을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일시적 패닉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 저점은 아직 멀었다
지난주에 잠깐 나왔던 바튼 빅스의 저점론은 한주만에 빛을 잃고, 테러 직후의 저점까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기업 수익이 회복되지 않고,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사건, 인도- 파키스탄 분쟁도 뉴욕증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튼 빅스의 저점형성론도 대세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베어리시(bearish)투자가로 알려진 그는 현재의 뉴욕 증시가 90년대 일본 증시 또는 70년대의 뉴욕 증시처럼 장기 침체의 와중에 있고, 일시적인 반등현상이 가까워 왔다는 말이었다.
뉴욕 증시는 2000, 2001년 2년동안 하락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하락, 3년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가들은 상장회사들의 수익이 분명히 좋아지는 것을 보여달라(show me)고 요구하며, 그때까지는 주식을 사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때 최고의 인기 주식이었던 생명공학주 임클론 창업자가 내부자거래를 한 혐의로 전격 구속되면서 믿을 기업이 없어졌다.
전문적인 투자자들은 숏세일(short sale)에 나서고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서 팔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투자회사 로즈 애널래틱의 전략가 윌리엄 로즈는 "투자가들이 숏세일을 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반등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워닝 시즌 돌입
본격적인 2ㆍ4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은 앞으로 4주 남아있다.
그러나 2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하기 이전에 점수가 예상보다 좋거나 나쁜 상장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미리 그것을 설명하는데, 이번주가 그 시기에 해당한다. 월가에서는 분기실적을 예고하는 기업들 가운데 기대 이하의 나쁜 결과를 경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워닝시즌(warning season)이라고 부른다.
이번 주에는 모건스탠리,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골드만 삭스등 월가 투자회사들의 경영실적 발표가 있고, 기술주로는 오러클, 재빌 서키트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핀란드의 노키아도 장기경영계획을 발표한다. 그러나 예고없이 실적 발표(preannouncement)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주에는 소비자 물가(5월), 1분기 경상수지와 4월 무역거래동향, 신규주택 건축 동향(5월)등이 발표된다. 지난주엔 5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9% 하락하고, 소매판매가 낮아졌으며, 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0.8로 5월의 96.9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가 또다시 침체로 빠지는 이중 저점(더블딥)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투자가들이 뉴욕 증시에서 빠져나와 채권, 현금, 해외시장으로 이동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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