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유동성 딜레마' 빠졌다 막대한 시중돈 '쏠림 현상' 으로 리스크 우려유동성 죄자니 '富효과' 줄어경기회복 찬물국내펀드 2주째 순유입…최근3일 2,840억이나지준율 인상등 정부대책 또다른 부작용 양산도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관련기사 [사설] 우리 경제 정말로 멀쩡한가? 新유동성 시대 열리나 우리 경제가 유동성 딜레마에 빠졌다.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이 가계ㆍ중소기업ㆍ증시 등에 순차적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우리 경제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지만 이를 막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 자칫 '부(富)의 효과'가 줄면서 최근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중 유동성이 상당 부분 해외로부터 유입되고 있는데다 지급준비율 인상 등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일부 대책도 또 다른 '쏠림' 현상을 일으키며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초인 5월28~30일 국내 펀드로 순유입된 금액은 2,840억원(재투자분 제외)에 이른다. 직전 한주에 이어 올 들어 처음으로 2주 연속 국내 펀드의 수탁고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해외펀드의 수탁고는 지난달 초 이후 매주 1,000억원 가까이 줄고 있다. 중국의 긴축정책의 여파로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자 단기간에 급등한 국내 증시로 관심이 급격히 쏠리고 있는 것. 시중 유동성의 쏠림 현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조이면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지난 3월 6조7,000억원, 4월 7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다. 중소기업대출의 대부분은 설비투자보다는 운전자금으로 쓰이고 있어 시중은행들의 대출경쟁에 힘입어 수익성이 낮은 기업마저 연명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본시장 활성화, 기업 금융 확대, 내수회복 등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게 금융통화당국의 고민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소기업대출, 증시 호황 등은 부동산 대출과 달리 생산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도 "하지만 유동성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등이 현실화될 때는 금융시장이 일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유동성 죄기는 원화 강세, 가계 부담 증가 등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정부가 유동성 딜레마에 빠진 주요 요인이다. 실제 지준율 인상, 외화차입에 대한 창구 지도 등의 단기 대책은 각각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급증, 해외 중장기 채권 발행 등으로 이어지며 또다른 유동성 왜곡을 낳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은 금융시장을 왜곡해 금융 부문의 경기회복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단기 대책보다는 해외 투자 및 외환규제 자유화 등 중장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6/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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