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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한국군단이 1~3년차 ‘2세대’의 투어무대 본격 적응으로 전력의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올 들어 우승 갈증에 시달리던 한국낭자군은 지난 5월30일 투어 3년차 강지민(25ㆍCJ)의 코닝클래식 제패로 8개월간의 이른바 ‘집단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이어 지난 주 여자골프 세계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서는 2년차 김주연(24ㆍKTF)이 정상에 오르더니 4일 끝난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는 2002년 한국여자프로골프 4관왕 출신 ‘루키’ 이미나(23)가 자신의 두 번째 준우승을 일궈냈다. 역시 루키인 김주미(21ㆍ하이마트)도 5월23일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공동5위로 데뷔 첫 ‘톱10’ 입상을 기록하며 서서히 국내 상금왕ㆍ신인왕 출신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3년차의 점진적인 부상에 따라 박세리ㆍ김미현ㆍ박지은 등 1세대와 박희정ㆍ한희원ㆍ장정 등 1.5세대의 페이스 회복만 이뤄진다면 한국군단의 행렬이 탄력을 받을 전망. 4일 끝난 HSBC여자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은 첫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이미나가 LPGA투어 무대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미나는 이날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스골프장(파72ㆍ6,523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마리사 바에나(28ㆍ콜롬비아)에 1홀차로 아깝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미나는 경기마다 막판 뒷심으로 승부를 뒤집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한국낭자군의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결승전에서도 아쉽지만 투혼이 빛을 발했다. 4홀 남기고 3홀을 뒤져 패색이 짙던 15번홀(파4). 2.7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이미나는 16번홀(파4)에서 4.5m의 긴 버디 퍼트를 다시 홀에 떨궈 1홀차까지 따라붙으며 갤러리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린을 놓친 17번홀(파3)에서도 3m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마지막 홀까지 몰고 간 집중력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반드시 이겨야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던 18번홀(파4)에서 바에나와 나란히 파를 기록해 결국 우승컵은 넘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았다. 이미나는 2위 상금 30만달러를 받아 시즌상금 44만2,000여달러가 되면서 랭킹 45위에서 11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 5월 코닝클래식에 이어 두번째 준우승으로 찾은 자신감은 가장 큰 수확. 무명의 바에나는 박지은과 나탈리 걸비스, 캐리 웹 등을 꺾는 돌풍을 연출한 끝에 99년투어 데뷔 이후 152번째 출전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1년 뒤쯤 투어를 포기할까 고민 중이던 그는 지난 6년여의 통산상금 77만달러에 맞먹는 50만달러의 우승상금과 함께 3년간 투어 출전권도 확보했다. 한편 3ㆍ4위전에서는 이미나에게 역전패한 웬디 워드(미국)가 캔디 쿵(대만)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상금은 워드가 20만달러, 쿵은 15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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