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종의 경우 해외수주가 기대되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선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분양 적체로 주택공급 시장의 위축이 장기악재로 작용하고 업종 내 단기 이슈였던 신울진 원전 건설공사가 유찰된 점이 부정적이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해외수주 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22일 국토해양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 수는 16만4,000가구로 외환위기 당시 11만6,000가구를 5만가구가량 웃돌고 있다. 한 채를 2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미분양 주택 규모는 32조8,000억원으로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10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32.8%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 같은 과도한 수준의 미분양 주택 수가 현재 주택시장 수급에 있어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미분양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보통 2년 내외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미분양 문제는 오는 2010년까지 건설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시점은 좀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예정됐던 신울진 원전 건설공사가 유찰된 점도 업종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이다. 신울진 원전 공사의 경우 한국형 원전 사업으로 향후 국내외 원자력 발전소 시장 개척에 주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총 26개 공사 중 8개 이상의 공사가 적정심사 가격 밑에서 형성되면서 세 차례에 걸쳐 유찰됐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울진 원전 수주는 비록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지만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며 “이번 유찰로 수주 경쟁은 보다 심화돼 건설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해외수주 모멘텀이 타 업종 대비 건실한 점은 건설업종에는 희소식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반기 말을 앞두고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주요 대형사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그동안 추진해왔던 산업설비와 하수처리장ㆍ터널공사 등의 수주를 조만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건설업종 내에서도 해외수주가 기대되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관심종목을 압축할 것을 권유했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대우건설 등 대형사는 원전을 포함한 각종 발전소 시공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하반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해외발전소 건설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경영권 매각에 따른 긍정적 변화 가능성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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