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내수기업 롯데가 내년 말 국내기업 최초로 러시아에 백화점을 열기로 하는 등 해외 시장에 대한 전방위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이래 주력부문인 유통, 제과, 음료 사업으로 중국과 베트남, 대만, 인도 등지로 발길을 뻗치고 있으며, 이번 모스크바 백화점 설립을 계기로 서구시장 진출에도 앞장서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강화와 맞물려 주력사인 롯데쇼핑이 내년 런던과 도쿄 등 해외 증시에 직상장을 추진한다는 설도 신빙성을 얻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내년 12월 모스크바에 지상1층~지상7층, 9,500평 규모의 러시아 1호점을 열기로 하고, 6일 러시아 입점 희망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모스크바 1호점은 롯데가 시내 중심가에 총 4만3,000평 규모로 조성중인 ‘롯데센터’에 입점되는 시설 가운데 하나. ‘롯데센터’에는 최고급 백화점과 슈퍼마켓, 첨단 오피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설과 함께, 오는 2008년 말 1만8,000평 규모의 최고급 롯데호텔도 들어설 예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러시아는 지난해 소매업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힐 정도로 유통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앞으로 러시아 내 추가 출점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으로도 점포를 늘려 3년 이내에 세계 백화점업계 10위 안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올 상반기 경영전략팀에 ‘차이나 리테일 프로젝트팀’을 신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미국의 ‘스토어 매거진’이 꼽은 2005년 세계 백화점업계 순위에서 14위에 랭킹돼 있다.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인 식음료 사업에서도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활로를 찾으려는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음료시장 부동의 1위인 롯데칠성은 지난달 말 중국 음료업체인 북경화방식품유한공사를 31억원에 인수,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롯데칠성은 앞으로 5년 동안 총 90여억원을 투자, 주력제품인 칠성사이다, 밀키스 등을 현지에서 생산ㆍ판매할 예정. 롯데제과도 지난 3월 중국 칭다오의 금호식품유한공사를 인수하고 대만시장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롯데제과는 앞서 지난해 인도의 ‘패리스 제과’를 인수, 국내 식품업체로는 처음으로 인도에 현지생산 시설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 할인점인 롯데마트는 해외 소싱 확대를 통한 글로벌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상하이에 이어 올해 4월에는 심천에도 사무소를 열었으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사무소 이름인 ‘러톈만이더(樂天滿意得ㆍ롯데에서 만족스럽게 사세요)’를 상호로 내세워 중국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 지난 2월에는 베트남 국영기업 인티멕스사와도 상품 소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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