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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필립스의 구조조정과 부활
입력2001-08-15 00:00:00
수정
2001.08.15 00:00:00
윤동훈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연구소장필립스(Philips)는 110년 전 필립스 형제가 백열전구를 생산하면서 만들어낸 상호다.
네덜란드의 소도시에서 출발한 작은 회사가 전세계 60여개국에 250개 이상의 현지 생산기지를 소유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필립스는 현재 조명에서부터 가전ㆍ부품ㆍ반도체ㆍ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으며 다리미ㆍ면도기ㆍA/V제품 등 생활가전시장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자랑하는 유럽 최고 가전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필립스가 세계정상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원동력은 연구개발과 투자에 있다. 지난 39년 필리쉐이브 전자면도기, 63년 컴팩트카세트에 이어 82년에는 디지털방식인 컴팩트디스크(CD)를 최초로 선보였다.
그러나 기술 우위를 과신하던 80년대에 일본 전자업계의 공략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질 뻔했다. 당시 일본의 세련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앞에서 1위 자리를 빼앗겼으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90년대 초반 얀 티머 필립스회장은 강도 높은 수술을 단행했다. 기술지상주의 구호에 매달려 있던 연구개발부서를 정비했다.
상업화 될 수 없는 기술 개발을 중단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연구의 축을 바꿨다. 시장에서 적대적 관계를 가진 업체라도 과감하게 기술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인원과 조직의 슬림화도 꾀했다.
30만명의 직원 중 20%나 줄였고 수십개에 달했던 사업부서를 가전제품, 전략적 부품, 전자시스템, 서비스의 4개 분야로 통합,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수익여부에 관계없이 매각했다.
또 고객만족을 뛰어넘어 고객을 기쁘게 한다는 '필립스웨이'를 추진하는 등 안팎의 구조조정을 단행, 신제품을 속속 선보였으며 적자는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 주요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이동전화사업이나 반도체사업에서 매출감소와 손실을 입고 있으며 추가 감원을 추진해야 하는 등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필립스는 슈퍼오디오CD를 비롯 새로운 디지털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기업 필립스가 일본 업체를 이겨내기 위해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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