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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에 폭파전화 잇따라
입력2004-06-23 16:40:41
수정
2004.06.23 16:40:41
○…부산시는 23일 오전 허남식 시장 주재로 실ㆍ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선일씨 피살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장례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우선 김씨의 본가와 가까운 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대시민발표문을 내고 미국과 우리 정부에 김씨 시신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다.
○…김씨의 처형 소식을 접한 국내 이슬람 신도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국인들의 ‘성난 민심’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새벽예배에 참석했던 파키스탄 출신 야히아(43ㆍ노동)씨는 “납치된 한국인이 살해됐다는 소식은 정말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라며 “테러범이 신실한 이슬람 신도라면 그 같은 일을 저지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성원에는 협박전화도 잇따랐다. 조민행 성원 사무차장은 “새벽부터 성원을 폭파하겠다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오고 있다”며 “신도들도 ‘이런 상태로 예배를 드릴 수 있겠느냐’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총장 안병만)는 23일 이 대학 졸업생 김씨가 이라크 저항세력에 피살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서울과 용인 캠퍼스에 김씨의 분향소를 마련하고 학생과 교직원에게는 근조 리본을 나눠줬다. 재학 시절 김씨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 학구파’로 기억하고 있는 아랍어과 학생회장 하대양(21)씨는 “선배의 죽음을 어떤 식으로 애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슬퍼했다.
○…김씨의 모교인 경성대 박경문 총장을 비롯한 본부 처ㆍ실장, 신학대학 교수들은 23일 오후2시 부산의료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성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대표들도 교내에 ‘선일씨 애도’ 플래카드를 부착하고 이날 오후 부산의료원의 빈소를 찾아 김씨의 넋을 위로했다.
○…부산 정치권도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김씨 피살에 애도를 표하고 정부에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부산시당도 성명을 통해 “무고한 민간인 살해는 반인륜적 행위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된 김씨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상에서도 추모 물결이 확산됐다.
23일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커뮤니티 등에는 김씨의 명복을 비는 근조 리본(▶◀)을 앞에 붙인 추모글이 속속 올라왔다.
또 MSN메신저 등 메신저 이용자들도 지난 2002년 여중생 사망사건, 대통령 탄핵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대화명 앞에 근조 리본 표시를 달아 김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다음과 네이버 등에는 ‘김선일씨 추모카페’ 등 김씨를 추모하는 카페들이 수십개씩 새로 개설됐다.
온라인게임 공간에서도 김씨에 대한 추모가 이어져 게임 ‘군주(goonzu.com)’ 이용자들은 이날 게임 속 수도인 한양 경복궁에서 김씨의 본가가 있는 부산까지 추모행렬를 이뤘고 게임 속 통치자 ‘군주’들도 애도의 뜻으로 이날 게임 속 전쟁을 전면 취소했다.
/부산=김광현기자 gh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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