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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수출 물량과 단가가 모두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내놓은 ‘수출 급락세의 특징ㆍ요인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4개월 동안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과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14.3% 급락했다. 과거 수출 단가가 10% 이상 급락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와 지난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때도 나타났지만 물량까지 동반해 10% 이상 함께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이시욱 KDI 연구위원은 “세계경기 침체와 함께 원화가치가 급락하며 수출의 양과 질이 모두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물량이 급감한 원인은 역시 세계경기 하락이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물량 감소폭은 11%로 전체 감소폭(15.5%)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KDI는 세계경기가 1% 하락할 때 우리 수출 물량이 3.1~3.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에 민감한 자본재ㆍ내구소비재 비중이 높은 우리의 수출구조도 수출 물량 감소의 핵심 원인이다. KDI가 23개국 수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ㆍ4분기의 경우 자본재ㆍ내구소비재 수출 비중이 1%포인트 높을수록 수출 감소율이 0.17%포인트씩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리나라의 제품 유형별 수출 물량 변화를 보면 대표적인 자본재인 중화학공업의 수출 물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0%나 급감한 반면 음식료 등 경기변화에 둔감한 직접소비재는 오히려 11.4% 늘었다.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수출 물량 급락의 약간의 완충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실질실효환율이 10% 상승할 때 수출 물량이 0.7%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 기간 환율이 40%가량 오르며 수출 물량을 3%정도 늘리는 데 기여했다. 환율이 물량 급락의 완충역할을 한 반면 수출 단가는 수직 하락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원ㆍ달러 환율은 48.4% 상승해 수출 단가를 11.6% 하락시켰다. 단가 하락폭(14.3%)의 대부분이 환율 요인인 셈이다. KDI는 원ㆍ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수출 단가는 0.24%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원료ㆍ연료가 38.7% 하락했고 중화학공업이 10.4%, 경공업이 3.9%, 직접소비재가 3.8% 하락해 대부분 업종에서 수출 단가가 떨어졌다. KDI는 원화가치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수출 단가 하락세가 어느 정도 완화될 수는 있지만 세계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출 물량이나 단가를 포함한 수출경기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내수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중국 등 개도국의 소비재 및 서비스시장 진출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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