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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매각' SK, 자금난 봉착했나

SK㈜가 최근 인천정유 인수 자금마련을 위해 고(故) 최종현 회장의 손때가 묻은 사옥까지 메릴린치 컨소시엄에 매각키로 해 자금난에 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당초 인천정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인수와고도화 설비 투자금 확보를 위해 인천 물류센터 부지와 서린동 본사 사옥 매각을 검토해왔다. SK는 그러나 사옥의 경우 후순위 매각 대상으로 다른 자산 매각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통해 충분한 자금이 확보되면 매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애써사옥 매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해왔다. 필요한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사옥을 매각하는 경우는 다른 기업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사옥 매각이 자칫 자금난으로 비춰져 증시나 직원들이 사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SK 서린동 사옥은 최태원 회장의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여의도와 을지로등에 산재한 그룹 계열사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 생전에 의욕적으로 건립을 추진한건물이다. 99년 완공이후 11월에 주력계열사인 SK㈜가 여의도에서 서린동 사옥으로 이전했으며 지배적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도 같은 시기에 한지붕에 둥지를 틀게 됐다. 특히 35층에는 최종건 1대 회장과 최종현 2대 회장의 흉상이 설치돼 있어 상징성이 큰 건물로 인식돼왔다. 이처럼 선대 회장들의 업적을 기리는 일종의 기념관과 같은 서린동 사옥을 매각키로 한 것은 아무래도 인천정유 인수와 고도화설비 자금 마련의 어려움과 무관치않다는 게 업계주변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SK㈜는 우선 인천정유 인수 MOU 체결에 따라 인천정유 유상증자 참여 및 회사채인수에 1조6천억원씩, 총 3조2천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또 울산공장 및 인천정유 시설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엔론 인터내셔널 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SK엔론 지분 50%(500만주)중 절반 미만을 주당 5만8천939원에 인수하는 동시에 SK가스에 대해서도지주회사인 SK엔론이 보유한 지분 45.53%(392만8천537주)를 950억원 가량에 인수할계획이라고 밝혀 이래저래 수년간 수조원대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릴린치 측이 장부가 보다 대략 1천억원 높은 4천500억원 안팎의 인수 희망가를 써내자 매각입찰에서 주저없이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SK 관계자는 "사업자금을 적시에 조달하기 위해서는 사옥도 언제든지 매각대상자산이 될 수 있는 시대"라며 "사옥 매각후에도 `세일즈 앤드 리스'(sales and lease)방식으로 5년간 사옥을 빌릴 방침이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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