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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號 앞날, 다시 안개속에

진로의 운명은 이제 법원의 결정에 맡겨지게 됐다. ㈜진로측이 법원의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개시결정에 불복, 지난 5월 제기한 항고가 22일 기각돼 진로는 당분간 법정관리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소주업체인 진로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매각을 통해 제3자 매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진로 옛 경영진과 변호인단측이 재항고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법정관리의 정당성을 둘러싼 법정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진로 국민기업화에 나선 `진로살리기 국민운동`은 이날 오후 서초동 사무실에서 상임위원 회의를 열어 “법원의 기각 결정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법원 결정과 무관하게 국민주 공모 등을 통한 진로 국민기업화를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로호의 향배는 이제 골드만삭스를 필두로 한 외국계 자본과 국내 최대 담보권자인 대한전선, 기타 채권자, 진로살리기 국민운동등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양상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채권자의 양대축인 대한전선과 골드만삭스의 파워게임에 따라 법원의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체 담보채권 3,500억원 중 4분의 1이 넘는 2,595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전선은 파워게임의 한 축이다. 담보채권자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회생 프로그램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언급을 자제해온 대한전선 관계자는 이날 “1차 진로 집회때는 별탈없이 끝났으나 특정채권자(외국계자본 지칭)가 자기 이익만을 고집하면 2차 집회의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 최대 담보권자로서의 권한을 적극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무담보채권 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골드만삭스도 우호지분을 더해 5,800억원의 무담보채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체 무담보채권 1조4,000억원의 40%를 확보한 상태다. 무담보채권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야 회생 프로그램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골드만삭스의 의견은 어떤 채권자보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결국 진로의 앞날은 미공개된 골드만 삭스 등 해외투자자들의 진로 채권 보유 규모가 밝혀질 24일 제2차 진로 채권자 집회에서 양대 채권자의 입장이 드러나야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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