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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 맨발 투혼은 어디로…
입력2005-04-29 17:05:36
수정
2005.04.29 17:05:36
한달 동안 샷 연마 불구 9오버로 최하위권 추락
박세리(28ㆍCJ)가 9오버파 81타를 쳤다.
80타대 기록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US여자오픈 최종일 82타를 친 적이 있고 지난해 7월 에비앙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81타, 10월 삼성월드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80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29일 프랭클린 아메리칸 모기지 챔피언십 첫날 기록한 이번 81타는 무려 한 달 동안이나 쉬면서 샷에 공을 들인 뒤 나온 성적이라 충격이 크다.
지난 98년 US여자오픈 때의 맨발 투혼을 기억하며 ‘그래도 박세리인데 믿어 보자’고 주장해 온 팬들이 안타까움을 넘어 슬픔까지 느끼고 있다.
29일 대회 직후 박세리는 소속사인 CJ와 마케팅 대행사인 세마 측 등 어느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다가 현지 시간으로 밤 늦게 소속사 측에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박세리는 “지난 4주 동안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리듬을 살리는 노력을 했다.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조급증이 생긴 탓인지 제대로 샷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믿어준 팬들이나 소속사 등에 미안하다”며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충격이 만만치 않은지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세리는 현재 기술적 난조에서 심리적 불안, 그리고 다시 기술 악화로 이어진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해결책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통산 22승을 올린 명예의 전당 예약자’인 박세리를 버리고 이제 데뷔한 선수처럼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윙을 그대로 두고 ‘감 혹은 리듬을 찾는’식의 연습법도 버려야 한다.
너무 익숙해 진 코치와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골프를 할 필요도 있다.
리듬이나 감,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컴퓨터 스윙을 익혀야 한다. 처음 골프를 배웠던 데이비드 리드베터에게 돌아가 다시 기본부터 익히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말만 “예전의 내 모습을 버리겠다”고 하면서 정작 스스로 조급증을 내면 재기하기 어렵다.
쉽지 않겠지만 극복해야 하는 것이 박세리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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