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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뻔'한 회식 지고 '펀'한 회식 뜬다

폭탄주 옛말 와인·하우스 맥주 인기<br>치어리더 복장 매장직원 마술서비스<br>스포츠·공연 즐기는 실속파 늘어

술만 마시는 회식보다는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회식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우스맥주전문점 '치얼스 브루'는 다양한 마술쇼와 이벤트를 개최해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 인기가 높다.

지난 8일 강남역 인근 한 하우스맥주전문점. 퇴근시간이 되자 정장 차림의 직장인 10여명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매장으로 들어섰다. 1층 매장 한 가운데를 차지한 이들이 맥주와 안주를 주문하자 곧 이어 치어리더 복장을 한 여성 매장 직원이 맥주잔과 마술도구를 챙겨 나타났다. 안주가 나오기 전 대기시간 동안 매장 직원이 각종 마술을 선보이자 참석자들은 연신 탄성을 쏟아냈다. 이들은 근처 빌딩에 근무하는 직장 동료들로, 이날 모임은 한 달에 한번씩 갖는 회식자리. 술자리 분위기는 마술쇼로 금방 달아올라 옆 자리 동료와의 대화가 술술 풀렸지만 맥주 주문은 말 그대로 ‘가뭄에 콩나듯’ 했다.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뻔’한 회식이 줄어들고 ‘펀’(fun)한 회식이 뜨고 있다. 소주와 삼겹살로 대변되는 직장인들의 회식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것.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직장 내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폭음을 자제하면서 ‘끝을 보는’ 회식 문화가 ‘실속형 이벤트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 기업들도 지나친 음주가 업무 생산성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건전회식문화 캠페인을 펼치는가 하면 술자리보다는 영화나 뮤지컬 관람으로 회식을 대체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업 회식문화의 변화에 발맞춰 마술 이벤트, 변장 서비스 등 다양한 컨셉트를 내세우는 호프, 레스토랑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하우스맥주ㆍ와인바 인기 = 아무리 회식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임에 술이 빠질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처럼 양주나 소주 같은 독주보다는 맥주나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회식장소도 폭탄주나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것)이 돌게 마련인 고깃집 보다는 레스토랑급 안주를 제공하는 맥주전문점이나 와인바로 점차 옮겨가는 추세다. 특히 강남 일대에 성업 중인 하우스맥주전문점은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 인기가 높다. 이들 하우스맥주 전문점들은 100평 이상의 매장에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각종 운동경기를 중계해주기 때문에 월드컵 시즌인 요즘 회식장소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치얼스 브루’는 240석의 대형 규모에 200인치 원형 극장식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있어 하우스맥주를 마시며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에 적당한 장소다. 특히 이곳은 치어리더 복장을 한 여성 매장 직원들이 다양한 마술을 선보이는 한편 타로 카드 등을 제공해 손님들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녁마다 다채로운 밴드 공연이 펼쳐지는 ‘오킴스 브로이하우스’도 직장인들로 늘 북적 이는 곳중의 하나다. 최근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와인이 큰 인기를 끌면서 와인바에서 회식을 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우아하게 와인을 즐기며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와인바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다. 삼청동 국제갤러리 2층에 위치한 ‘더 레스토랑’의 와인바는 월넛 마루와 럭셔리한 샹들리에, 우아한 벨벳커튼으로 모던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자랑한다. 300여종의 와인리스트와 초대형 와인셀러를 구비하고 있으며 다양한 요리메뉴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무엇보다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바 곳곳을 장식하고 있어서 회식과 함께 미술작품 감상도 함께 할 수 있어 좋다. ◇이색 변장 카페서 스트레스 날린다 = 직장인들이 평상시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받았던 스트레스를 아주 색다른 방식으로 푸는 곳도 있다. 신촌의 이색 변장 카페인 ‘해열제’는 고객들이 원하는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상이 준비되어 있다. 점잖은 직장상사도 우스꽝스런 부시맨으로,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운 신입사원도 깜찍한 만화 캐릭터로 변신이 가능하다. 캐릭터와 의상에 맞는 메이크업도 코디네이터가 직접 해준다. 평소 직장내에서는 하기 힘든 이야기도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게 이곳을 이용해본 사람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 직장인 임모씨(여·25)는 “처음엔 어색하기도 하고 쑥스러웠는데 다들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것을 보니 상사나 동료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굳이 술을 많이 마시지 않더라도 조직 구성원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 음주가무는 이제 ‘No’ = 음주가무 일색이던 과거 회식문화와 달리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최근의 회식 문화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점점 환영 받고 있는 추세다. 회식하면 으레 폭탄주가 등장해야 한다고 믿는 남성들은 처음에는 ‘그래도 회식인데 너무 싱겁지 않나’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폭음과 폭식으로 점철된 회식문화가 조직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본인들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도 술자리 위주의 회식보다 맛집을 찾아 다니거나 스포츠, 레저, 문화공연, 놀이 등을 더 선호하고 있다. 한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가 지난해 남녀 직장인 414명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장 회식문화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5%가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 다니는 유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가무형은 18%에 불과했다. 회식문화가 점차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직장에서는 아직까지는 음주가무형 회식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1차 회식장소로 고깃집이나 생선횟집이 가장 많고, 2차 회식장소도 호프집이나 소주집, 노래방 위주다. 하지만 이러한 회식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 여서 뻔한 회식보다는 색다른 회식문화를 즐기려는 직장인들을 겨냥한 이색 회식공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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