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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스텀프'가 다시 온다

그때의 '스텀프'가 다시 온다 28일부터 예술의 전당서 공연 그들이 온다. 음악은 어디까지나 멜로디라던 사람들의 얼굴을 보기 좋게 구겨 놓았던 사람. 모든 사물에, 심지어 우리 몸에까지도 리듬이 있음을 다시 알려준 사람, 그렇게, '음악적'이라는 고정관념 하나를 넘어 버린 사람. 스텀프(stomp)다. '발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라는 의미를 지닌 스텀프의 96년 첫 내한공연은 말 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 공연은 매진됐고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이들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코카콜라의 아이스피크(ice peak)광고 쯤은 기억할 것이다. 얼음 위에서 드럼통 등을 닥치는대로 두드리던 그 모습은 세계인들의 뇌리에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었다. 스텀프가 무엇을 했나? 그저 두드렸다. 뒷골목 지저분한 귀퉁이에서. 눈에 보이는 일상적인 것들을. 쓰레기통 빗자루 나무막대기. .그러자 리듬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본능이 살아났고 음악이 탄생했다. 공연을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게 뭐야!'를 외치다가 '엄청나다!'로 말을 맺었다. 젊고 폭발적이다. 무엇보다도 속이 다 후련하다. 그것은 신선한 전율이었다. 말이 필요 없고 줄거리도 필요 없다. 또한 관객은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다. 이 퍼포먼스의 당당한 참여자가 된다. 다이나믹한 비트 중심에 감각적인 리듬. 단순하며 복잡하지도 않았다. 요새 사람들 구미에 딱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는 이미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돼 버렸다. 굳이 '탭덕스'나 '튜브스'를 거론치 않더라도 '난타'를 떠올리면 된다. 지난해 에딘버러 페스티발에서 호평받았던 난타는 이미 1,000회 공연을 넘어서며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이는 물론 멜로디에서 리듬으로, 언어에서 퍼포먼스로 이동중인 음악과 연극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어차피 언어가 필요 없으니 인종과 국경을 초월할 수 있고 막대한 제작비용도 필요없어 훌륭한 경제상품이 된다. 넌버벌 퍼포먼스의 원조, 스텀프의 내한을 앞두고 한 경매사는 발빠르게 앞자리 티켓을 경매로 판매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또 수험생을 위한 50% 할인 행사도 있다. 하지만 공연후 잔상으로 남는 느낌은 어딘지 쓸쓸하다. 우리 모두가 참여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함께 모여 있었건만 따로 즐기는 기분이다. 너는 너의 것을 혼자 풀고 나는 나의 것을 혼자 내려놓는다. 그 정서는 기본적으로 단절적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본능적이고 자극적인 21세기 젊음의 정서, 스텀프가 또 한번 신드롬을 불러일으킬까 궁금하다. 김희원기자 입력시간 2000/11/13 17: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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