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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또 "선물 대거 팔자"

22일 1만2,350계약<br>2년만에 최대 규모

외국인 투자자들이 22일 선물을 대규모 매도하면서 현물인 주식시장까지 급락하는 ‘왝 더 독(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또다시 나타났다. 선물시장의 외국인들은 미국, 일본, 대만 증시가 크게 하락할 때마다 매도 공세를 퍼부으면서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외국인들은 코스피200선물 1만2,350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3일 기록한 1만1,663계약 순매도 보다도 많은 것으로 2004년 4월16일(1만3,265계약) 이후 최대치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선물가격이 급락,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악화됐으며 이 영향으로 4,382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최근 거래대금이 연일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 매물은 코스피지수를 1,300선까지 끌어내렸다. ‘선물 매도→베이시스 악화→프로그램 매도→주식시장 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 같은 매매패턴이 향후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모멘텀 없이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면서도 박스권의 고점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외국인들은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300선까지 붕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여기에 미국 증시 하락이나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질 때마다 대규모로 선물을 팔아치우면서 투기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비스타 출시 지연 등의 우려감으로 나스닥 선물이 급락하고 대만, 일본증시가 하락하자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규모 팔았다”면서 “올들어 외국인이 선물 5,000계약 이상 순매도한 날은 모두 해외발 악재가 터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들은 추세를 보고 포지션을 길게 가져갔는데 최근엔 매도와 매수를 빠르게 오가면서 투기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외국인 선물매매에 따른 증시 영향력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지수가 방향성이 한쪽으로 유지되지 않고 하락 후 반등을 거듭하고 있어 외국인은 선물매매를 통해 별 재미는 못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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