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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등 해외주문 봇물… 공급처 취사선택 '행복한 고민'

■ 한국 태양광업계 '세계를 비춘다'<br>OCI·현대重·신성홀딩스 등 기술력 바탕 글로벌시장 돌풍<br>한국, 태양광산업 메카로 부상<br>"2013년까지 연 30% 고성장" 업계 시장선점 투자도 잇따라



현대중공업의 영업담당자들은 요즘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서로 받지 않으려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자칫 해외 바이어와 통화했다가는 빨리 물건을 공급해달라며 매달리는 읍소형 요구를 뿌리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태양전지 전문업체인 신성홀딩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만 해도 태양전지 공급처를 찾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지만 지금은 제품을 공급할 거래처를 취사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부서 회의를 열어도 어느 곳에 먼저 태양전지를 공급할지를 놓고 부서원 간의 의견을 조정하느라 진땀을 뺄 정도다.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품질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폴리실리콘에서부터 태양전지, 모듈, 발전소 건설까지 전분야에 걸쳐 수주가 몰리면서 한국이 태양광 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분야는 오는 2013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고속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품질 경쟁력이 뒷받침된다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고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시인 나빈드라나트 타고르의 말처럼 한국이 동방의 빛이 돼 세계를 훤히 비추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태양광의 모든 길은 한국으로 통한다=태양광 발전의 기본 소재인 폴리실리콘에서부터 발전소 시공까지 전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이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OCI의 경우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단기간에 세계 3위권 업체로 발돋움하며 선두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첫 생산에 들어가 폴리실리콘에서만 4,74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도 8,0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1만톤가량 생산능력을 확대해 효율성과 원가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고효율 변환효율을 보유한 셀을 양산하면서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신성홀딩스는 지난해 12월부터 평균 양산효율이 18.16%에 이르는 단결정 태양전지를 생산한 데 이어 최근에는 19%대의 태양전지 개발에도 성공했다. 18%대 변환효율은 해외 선진기업들도 마의 장벽으로 여길 정도로 양산체제 구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발전소 시공 분야의 경우 삼성물산이 올 들어 캐나다와 미국에서 잇달아 태양광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이름을 높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태양광 건설사업에 뛰어들어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아시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공장에서는 "물량 부족하다"비명=현대중공업ㆍ신성홀딩스ㆍ미리넷솔라 등 태양전지 생산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발 특수에 힘입어 독일ㆍ스페인에 납품하는 모듈, 시공업체로부터의 주문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태양광 업계의 자유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이르면 7월부터 태양광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태양광 발전차액을 16~20%가량 줄일 예정이어서 이에 앞서 발전설비를 설치하려는 사업자들이 앞 다퉈 발주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생산을 하지 못한 물량이 많이 밀려 있다"며 "태양전지를 빨리 달라는 주문이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몰려 영업담당자가 오히려 관련 전화를 피할 정도"라고 말했다. 신성홀딩스의 경우 올 들어 수주한 금액만 총 920억여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수주물량(680억원)을 훨씬 초과했다. 특히 국내 태양전지 업체들이 특수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태양전지 분야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품질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성호 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전체 태양전지 생산에서 50%가량을 중국이 생산할 정도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유럽 바이어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태양전지는 어느 나라, 어느 회사에서 생산했느냐로 가격을 결정하는데 한국제품은 품질을 인정받아 일본제품들과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선점 위한 투자도 봇물=업계에서는 2013년까지 전세계 태양광 시장은 연평균 30%의 큰 폭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태양광 시장 규모는 올해 6.1GW에서 2013년에는 22.3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성장이 예상되면서 업체들도 앞 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OCI는 올해에도 1조원가량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생산능력을 2만7,000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2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한국실리콘은 현재 3,2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2013년까지 1만4,800톤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태양전지 330㎿, 태양광모듈 300㎿의 생산설비를 구축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태양전지와 태양광모듈 생산능력을 연산 500㎿ 이상으로 늘리는 증설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100㎿ 태양전지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신성홀딩스도 50억원을 투자해 연내 연산 50㎿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리넷솔라는 현재 연산 100㎿ 태양전지 생산캐파에 추가로 100㎿ 생산설비를 더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반기 시황에 따라 100㎿ 설비를 더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20㎿ 생산설비를 갖춘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추가로 120㎿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올해 120㎿ 생산 라인 구축을 통해 태양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앞 다퉈 태양광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관련시장 규모도 급팽창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한국을 먹여살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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