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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대표연설 내용과 의미
입력2004-10-26 10:40:15
수정
2004.10.26 10:40:15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살리기, 남북관계, `4대 개혁입법', 행정수도 위헌결정 문제 등에 대해 집권여당의 정책비전과 실천의지를 밝히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천 원내대표는 이 가운데서도 집권여당으로서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며 28쪽 분량의 연설문 가운데 17쪽을 경제회생과 관련된 다각적인 정책과 구상을 밝히는 데 할애했다.
그는 연설의 첫머리부터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투자 프로젝트 개발,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등 민간투자사업 투자, 건설경기 연착륙을 위한 신도시 개발과 부동산 거래세 인하, 유류세의 탄력적 적용, 신용불량자 회생 지원, 노사간 파트너십 구축 등 정책 수단과 목표를 열거했다.
특히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규모를 확대하겠다며 추가재정확대 방침을 밝혀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그는 화폐권종변경(리디노미네이션)을 참여정부 임기내에 실시하지 않겠다고 선언,정치권 안팎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민간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재정을 통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리디노미네이션 논란 등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는 구상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떠오른 문화산업 발전정책 전반을 입안할 국가전략기구를 구성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교착상태인 남북관계에 대해 천 원내대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직접 대화, 즉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하면서 정상회담여건 조성을 위한 남북간 의원외교 추진 방침을 밝혔다.
그는 특히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방문해서라도 닫혀있는 남북대화의 문을 열겠다"며 남북관계 개선의 전면에 나서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천 원내대표가 "직접 (북한을) 방문하겠다"며 의지를 보인 것은 여권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혁과 민생안정을 위한 입법에 주력하고, 이같은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된 이후에는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 개선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국정운영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천 원내대표 연설의 또다른 초점은 경제와 개혁의 관계가 결코 대립적이거나 이분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경제와 개혁의 병행 추진론' 또는 `경제를 위한 개혁론'이다.
그는 "시장규율을 강화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실현하고, 개발시대의 유산인관치경제와 선단식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제체질을 강화하며, 지역.계층간 양극화를 비롯한 각종 불균형을 시정하고 정격유착과 부패를 추방하는 개혁이야말로 성장과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금관리기본법 개정, 일제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 개정, 사립학교법개정, 남북관계발전기본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 개정등 개혁입법을 정기국회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천 원내대표는 "남북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이유는 한반도 번영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서"라며 "철의 실크로드와 개성공단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활로를 개척하고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허브 코리아(Hub Korea) 전략"이라며남북문제 개선과 관련 법 정비작업 역시 경제적 비전과 관련된 것임을 강조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여야 4당 지도부와 정책 책임자가 참여, 주요 민생.개혁법안을토론하는 `(가칭) 민생.개혁입법 원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무산되고 4대 개혁입법 추진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개혁과 민생을 하나의 고리로 연결해 추진단계에서부터 야당을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정국운영의 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천 원내대표는 헌재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대해서는 "갑작스런 관습헌법의 출현으로 국회의 입법권은 물론 우리 헌법 자체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헌재 결정의 효력은 인정하지만, 그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며 효력 인정과 무관하게 법리 논쟁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전날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에서 헌재 결정의 법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좀더 강한 톤이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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