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연애 문제가 방송의 홍보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공영방송인 KBS마저 연예인들의 연애 문제를 프로그램의 홍보 수단으로 삼는 등 방송사들의 시청자 눈길 끌기 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것. 먼저 KBS는 2TV에서 8일 오후10시25분에 방송되는 ‘비타민 200회 특집’(사진)의 홍보 수단을 개그맨 이윤석의 사랑 고백으로 잡았다. KBS는 지난 3일 ‘이윤석 현영에게 공개 프러포즈’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개그맨 이윤석이 대장 내시경 검사 결과를 알아보는 문을 통과하기 전 현영에게 ‘이 문이 현영 씨의 마음의 문이라 생각하겠다. 현영씨, 사랑과 대장을 그대에게’라고 말했다는 것. 이어 이윤석이 문을 열고 나와 건강과 사랑도 얻을 수 있을지는 200회 특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예인들의 연애 문제를 집중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시청률을 높이려는 의도인 셈이다. 케이블 드라마ㆍ영화 채널 스토리온은 방송인 하하가 ‘박철쇼’에 나와 연인인 안혜경에게 보낸 사랑 고백이 화제라며 ‘하하, 안혜경에게 보낸 사랑고백 119 무슨 뜻일까’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지난 달 5일 방송됐던 SBS의 ‘진실게임’ 역시 개그맨 정형돈의 결혼 문제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홍보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형돈이 오는 9월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 내용이 거짓이었던 것이다.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를 알아보는 게 프로그램의 특성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만 했다. 방송사들이 연예인들의 연애 문제를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것은 그만큼 자극적이고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소재라고 보기 때문이다. 주정순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사무국장은 “연예기획사들이 연애 문제를 노이즈 마케팅의 수단으로 삼을 수는 있어도 방송사마저 여기에 휘둘려서는 곤란하다”며 “KBS의 ‘비타민’조차 이를 홍보수단으로 삼는 것은 그 동안의 좋은 이미지를 갉아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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